동생에 연전연패… 랭킹1위도 내줘 '칼가는' 언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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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이번에도 질 수는 없다."

올시즌 세계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최종전인 WTA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세계랭킹 2위인 비너스 윌리엄스(21·미국)가 남다른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 대회가 올시즌 세계랭킹 1위의 자리와 3개의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동생 세레나 윌리엄스(20)에게 빼앗긴 수모를 갚아줄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세계랭킹 1위로 올시즌을 시작한 비너스는 프랑스오픈과 윔블던(6월)·US오픈(9월) 등 3개 대회 결승전에서 동생 세레나와 만나 모두 졌다. 비너스가 동생과 첫 대결을 벌인 것은 지난해 9월 US오픈 결승에서다. 비너스는 이 경기에서 2-0으로 완승을 거뒀지만 처음 갖는 자매간의 대결에서는 두 선수 다 치열한 승부욕을 보이지 않아 싱거운 경기가 됐었다.

그러나 올해 벌인 세번의 대결은 달랐다. 동생 세레나는 언니라고 결코 봐주지 않았고 비너스 역시 최고의 명예를 지켜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결국 올해의 자매대결은 모두 힘에서 앞선 동생의 승리로 끝났다.

언니 비너스는 랭킹포인트에서도 동생에게 8백점이나 뒤지며 세계랭킹 2위로 주저앉았다.

비너스는 지난달 모스크바에서 막달레나 말레바와의 경기 중 가벼운 부상 후 한달여 동안 다른 경기에 출전을 삼가며 이번 대회를 준비해 왔다. 비너스는 경기에 앞서 "모든 준비는 끝났다.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여자테니스 상위랭커 16명이 출전하는 이번 대회는 총상금 3백만달러(약 36억원)로 우승자에게 76만5천달러의 상금이 돌아간다. 2000년까지는 미국 메디슨 스퀘어가든에서 경기를 치렀으며 지난해 처음 독일 뮌헨으로 경기장소를 옮겼다. 그러나 관중수가 적어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다시 개최지를 옮겼다. 동생에 이어 2번 시드를 받은 비너스는 7일(한국시간) 패티 슈나이더와 첫 경기를 갖는다.

왕희수 기자

goman@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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