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賞 규제에 황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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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초등학교 5학년인 딸 아이가 교외 백일장에 나가 시장(市長)상을 받게 됐다. 각 학교 대표들이 나온 대회에서 입상해 아이도 뿌듯해했고 나와 남편도 기특하게 생각했다. 시상식이 11월 3일 열린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런데 지난달 31일 오후 행사 주최측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대통령선거를 50여일 앞두고 있어 지자체장 명의로 된 상장을 줄 수 없으니 선거가 끝나는 12월에 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상식은 예정대로 거행된다. 상장은 못 줘도 부상을 줄 테니 시상식에 참여하라"고 인심을 쓰듯 말했다.

나는 기가 막히고 어리둥절했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이런 사태가 발생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느냐. 한껏 격려와 칭찬을 받을 것이라고 잔뜩 기대하고 있는 아이 입장을 생각해 봤느냐"고 항의했다. 그러나 그 직원은 "중앙선관위에서 시키는 일이라 어쩔 수 없다"고 당당하게 답했다.

어른들의 부주의로 인해 아이들이 마음에 상처를 입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하명성·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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