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 효과적인 보디 랭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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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촬영 현장에선 터키어·불어·대만어·한국어 등 4개국의 언어가 사용됐어요. 각국 언어로 모두 통역을 했기 때문에 한가지를 설명하는 데 30분이나 걸렸죠. 그럴때면 청룽(成龍)이 통역사들을 제치고 독특한 보디 랭귀지로 모든 출연진을 단번에 이해시켰어요." 영화 '엑시덴탈 스파이'에 청룽과 함께 출연했던 영화배우 김민씨의 말이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잘하는 사람들이 있다. 청룽이 대표적인 예이며 월드컵 신화의 주역 히딩크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문화적 상식과 센스가 풍부한 사람들이다. 또 분위기만으로 대화의 흐름을 잘 읽어내는 능력도 뛰어나다.

히딩크는 자신만의 보디 랭귀지로 코치들과 의사 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었다. 이것이 선수들에게도 잘 전달됐으리라 생각된다. 언어만이 사람들의 의사소통 수단은 아니다. 의사소통 때 언어를 통해 전달받는 메시지는 50% 미만이다. 나머지는 표정·느낌·보디 랭귀지 등을 통해서 표현된다.

비즈니스 협상을 할 때 보디 랭귀지는 잘 준비해 놓은 말보다 더 많은 것을 전달할 수 있다.

손은 보디 랭귀지의 대표적 수단이다. 중요한 비즈니스라면 상대가 사용하는 언어를 살펴본 후 제스처의 종류를 결정해야 한다. 상대방이 직선적이고 말의 속도가 빠르고 활동적인 형용사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적극적으로 제스처를 활용해야 한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 제스처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협상을 할 때 제일 조심해야 할 보디 랭귀지는 팔짱을 끼는 것이다. 대부분 방어적이거나 부정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악수도 중요하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악수를 통해 상대의 첫 인상을 갖게 된다.

나도 개인적으로 악수의 강도에 따라 상대의 성격을 구분한다. 너무 세게 잡거나 많이 흔드는 경우엔 독선적이거나 허풍이 심한 사람일 경우가 많다. 손이 땀에 젖어있을 때는 악수를 하지 않는 게 좋다. 땀에 젖은 손은 건강이 좋지 않다거나 겁을 먹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상대와 앉아서 대화를 나눌 경우 앉는 자세에도 신경써야 한다. 의자 뒤에 기대 앉은 자세는 약간 거만한 분위기를 풍기므로 젊은 사람들은 피해야 한다. 상체를 앞 쪽으로 향하는 것은 열성적인 자세로 받아들여지므로 비즈니스맨들에게 좋다. 그러나 너무 앞쪽으로 향하면 도전적인 느낌을 줄 수 있으므로 상황에 따라 연출해야 한다.

대화를 할 때 시선은 얼굴과 펜, 바닥 등을 골고루 나누어 쳐다보는 게 좋다.

얼굴을 빤히 주시하거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 도전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눈을 맞추며 대화하는 게 예의인 서양과 다른 점이다. 중요하거나 강조해야 할 부분을 말할 땐 미간을 바라보면서 대화하면 효과적이다.

대체로 긍정적인 보디 랭귀지는 사람을 유연하고 개방적으로 보이게 한다. 반대의 경우 폐쇄적이고 답답한 이미지를 준다. 긍정적인 보디 랭귀지를 적당히 연출하는 건 원활한 비즈니스에 도움을 준다.

가장 긍정적인 보디 랭귀지는 역시 웃음(스마일)이다. 미소는 파워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국제매너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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