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아동 후원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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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 전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 다녀왔다. 비정부기구인 '한국 굿네이버스'의 자원봉사자로서 카불 어린이들에게 운동회를 열어주기 위해서였다.

카불의 자마미나학교 어린이들은 무너진 공사장 같은 건물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전체 학생은 1천2백명인데 모두를 수용하기엔 공간이 모자라 2백50명 정도만 운동회에 참여했다. 카불의 유일한 실내 체육관인 카불대 체육관을 운동회 장소로 빌렸다. 그리고 학교 학생 모두에게 그림을 한 장씩 그리게 했다. 만국기 대신 이 그림으로 체육관을 장식했다.

훌라후프 돌리기, 공 몰고 반환점 돌아오기 등 처음 해보는 놀이인데도 아이들은 무척 즐거워했다. 아이들에게 점심을 먹이고 돌려보낸 후 만국기를 걷을 때엔 몇몇 친구들이 서운함에 눈물을 지었다.

카불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무너진 건물 잔해와 그 위로 커다랗게 그려진 하얀 V표다. 지뢰가 제거됐다는 뜻이다. 아직도 곳곳에 지뢰가 숨겨진 그곳에서 어린이들은 뛰어 놀고 있었다. 살아갈 기반을 잃어버린 상황인데도 아이들은 밝고 힘이 넘쳤으며 학생들은 배우기에 열심이었다. 오랜 전쟁과 가난을 견뎌낸 아프가니스탄은 새로 일어서려 하고 있다. 하루치 식량을 제공하는 선에서 도움을 줄 것이 아니라 관심을 지속적으로 쏟아야 할 것이다. 굿네이버스를 통해 아프가니스탄 아동을 후원했으면 한다.

임은경·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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