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때 과감한 설비투자… 동남아 수출길 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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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강서구 송정동 녹산공단에 위치한 ㈜화창SSC 직원들이 출고를 앞둔 스테인리스 냉연코일을 검사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시 송정동에 있는 냉간압연 업체인 ㈜화창SSC가 설비투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냉간압연은 스테인리스를 상온에서 눌러 만드는 공정이다.

화창SSC는 지난해 5월 350억원을 들여 4000여평 규모의 새 공장을 녹산공단에 지었다. 국내경기가 어려웠던 때라 주위에서는 "자금을 비축해 두는 것이 낫다"며 극구 만류했다. 하지만 오권석(54)사장은 "투자를 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며 더 설비투자에 팔을 걷었다. 그 결과 지난해 부가가치가 높은 0.09mm의 압연 제품을 생산했다. 이 제품은 TV.휴대전화.PC 등의 제조에 사용된다. 또 화창SSC는 이 제품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해외 수출을 했다. 미국.일본.홍콩.터키.베트남 등 5개 국가에 100만달러어치를 팔았다.

올 수출액은 300만달러를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내수부진 탓에 감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전년도에 비해 10%가량 늘어난 400억원을 달성했다.

이 회사는 현재 종이보다 얇은 0.05mm 이하의 정밀제품에 도전하고 있다. 김종관 관리부장은 "인체 내에 들어가 진단.시술을 하는 최첨단 의료기기의 소재로 사용되는 스테인리스 압연제품을 개발 중이고 올 상반기에 첫 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녹산.신평.장유 등에 3개 공장을 운영 중인 이 회사의 직원은 60여명에 불과하다. 전 공정을 자동화했기 때문이다. 또 이 회사는 생산직 직원 복지에 특히 힘을 쓰고 있다.

생산직 근로자에게 아파트나 원룸을 무료로 제공해 주거문제를 해결해 준다. 1990년 회사 설립 이래 단 한 건의 노사분규도 없었다.

화창SSC는 올해 2000t의 스테인리스 압연제품을 생산해 5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부산=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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