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시설 주민들에 개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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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 탄천초·중학교 도서관에서 주민과 학생들이 함께 책을 읽고 있다. 김방현 기자

대전과 충남지역 일부 초.중학교가 학교시설을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학교 문턱을 낮춰 주민 밀착형 교육으로 교육의 질을 높이고, 주민들에게 문화 공간을 제공하자는 게 기본 취지다.

충남 공주시 탄천면 삼각리에 사는 주부 천정희(41.여)씨는 일주일에 3~4차례 집 근처 탄천초.중학교 도서관을 찾아 평소 읽고 싶었던 소설책도 읽고 빌리기도 한다.

이 마을의 다른 주민들도 학교 도서관을 수시로 찾는다. 자녀와 함께 찾아와 1~2시간 책을 읽고 가거나, 혼자 와서 책을 빌려간다.

학교측은 지난해 10월부터 도서관을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소규모 독서실(10여평)을 80여평으로 늘리고 책 6000여권을 새로 구입,도서관으로 만들었다.

이후 하루 평균 10여명의 주민이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다. 이들이 빌려가는 책은 1주일에 10권 정도다. 도서 정리와 책 대여 등 도서관 관리 업무는 '명예 사서도우미'인 학부모들이 담당한다. 학교측은 지난해말 주민 100여명을 초청, 도서관에서 영화제도 열었다.

천 씨는 "책을 접하기 힘든 시골에서 개방된 학교 도서관은 주민 사랑방과 같은 곳"이라며 "학교를 자주 찾아와 자녀와 어린이들의 교육 장면을 직접 보고 이해하는 것도 큰 소득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또 수영장(25m 길이 4개 레인)을 주민들에게 연중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그 결과 농번기에도 하루 평균 20여명이 이곳을 찾아 농사로 쌓인 피로를 푼다.

탄천초.중학교는 지난 2000년 인근 5개 초등학교와 1개 중학교가 통.폐합, 최신식 건물과 함께 탄생했다.

탄천초등학교 도승환 교사는 "학교 시설을 주민들에게 개방한 뒤 책을 기증하는 주민이 많아지고, 자녀 교육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도 종전보다 부쩍 높아졌다"고 말했다.

대전 만년초등학교는 최근 대전 서구청으로부터 1500만원을 지원받아 운동장 둘레에 조명등 10개를 설치했다. 밤에 학교 운동장에서 운동을 하는 학부모와 주민들을 위해서다. 조명등은 매일 오후 5시 30분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켜 둔다.

학교 관계자는 "조명시설을 설치한 뒤 학교에서 밤에 운동하는 주민들이 하루 평균 10여명에서 40여명으로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대전 둔산초등학교는 1억7000만원을 들여 주민들을 위한 지압 시설(길이 30m)과 소공원(넓이 300여평)을 만들었다.

세천초등학교 등 대전시내 6개 학교도 소공원이나 지압 시설 등을 만들어 최근 주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했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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