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전교조 김승환 전북교육감 4년 준비 자율고 2곳 ‘백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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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친 전교조 성향의 김승환 교육감이 이끄는 전북도교육청이 익산 남성고와 군산 중앙고에 대한 자율고 지정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자율고는 지난해 도입돼 지금까지 전국에서 48개 학교가 지정받았다. 지정을 취소하기로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북도교육청 홍진석 교육국장은 30일 “남성고와 중앙고에 대한 자율고 지정을 철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며 “해당 학교에 통보한 뒤, 공식 발표는 2~3일 후에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성고와 중앙고는 최규호 전 교육감 퇴임 직전인 6월 자율고로 지정됐다. 당시 전북도교육청은 “학생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다양하고 특색 있는 학교 프로그램으로 인재육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자율고는 일반고와 달리 교장이 학생을 자체 기준에 따라 선발할 수 있고, 교과과정도 자유롭게 편성할 수 있다. 학비는 일반고의 3배까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7월 취임한 김승환 교육감은 “교육의 양극화·계층화를 초래하는 특권교육에 반대한다”며 자율고 지정 과정에 법적 하자가 있으면 취소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교과부는 전북도교육청의 자율고 취소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지선 교과부 학교제도기획과 사무관은 “자율고 지정이나 취소는 초중등교육법에 교육감이 교과부와 협의한 후에 하도록 돼 있다. 자의적으로 취소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최상범 남성고 교감은 “4년간 준비한 끝에 재단 전입금을 해마다 2억~3억원씩 내겠다는 공증까지 받아 제출해 지정받았는데, 갑자기 취소한다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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