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람] 13대 천태종 총무원장 전운덕 스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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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2003년부터 천태종이 주도해온 북한 개성의 영통사 복원사업이 마무리 단계입니다. 영통사는 고려시대 천태종을 연 대각국사 의천(義天)이 출가했던 유서깊은 사찰이지요. 올 봄에 성대한 국제 학술세미나와 낙성식을 한 뒤 남북 공동운용으로 문을 열게 됩니다."

지난해 12월 불교 천태종 제13대 총무원장으로 선임된 전운덕(65)스님. 1980년 제7대 총무원장으로 취임한 이래 여섯번째 연임하며 천태종 살림을 이끌어온 그는 10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관문사에서 2005년 사업계획을 발표하면서 올해 역점사업을 대북 불교 교류 쪽에 두겠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영통사는 지난해 말 복원된 금강산 신계사와 함께 대북 불교 교류의 거점이다. 이미 천태종은 사찰 복원에 필요한 전통 기와 40만장과 단청재료 지원은 물론 진입로 정비를 위한 중장비 지원을 아끼지 않아왔다.

"영통사 복원의 북쪽 파트너는 조선경제협력위원회와 조선불교도연맹입니다. 그들은 개성 영통사를 금강산 관광사업과 분리해 불교를 중심으로 한 성지순례 쪽으로 활용하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우리도 동의했고요."

지난해 11월 영통사에서는 의천 903주기 열반 법회가 남북공동으로 열렸다. 본래 북한은 개성 왕릉 개발에 관심이 많았으나 발굴 조사 결과 의천의 고려불교 거점임이 속속 확인돼 영통사 복원 쪽으로 선회했다.

전운덕 스님은 낙성식 이후 사찰의 운용 역시 남북이 원만하게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천태종은 신자수 250만명(등록신자 기준)으로 불교계에서는 조계종.태고종에 이어 세번째로 규모가 크다.

조우석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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