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고이즈미공통점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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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내일(17일) 평양에서 마주 앉게 될 북한의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얼핏 봐서 닮은 데라곤 찾아보기 어렵다.

金위원장은 항아리 형(型) 몸매지만 고이즈미 총리는 채찍처럼 깡마른 체구여서 오히려 대조적이다. 곱슬머리 정도가 유일한 공통점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둘 사이에 닮은 점이 꽤 많다. 우선 나이가 60세로 동갑이다. 혈액형도 둘 다 '예술성과 감수성이 풍부하다'는 A형이다. 金위원장의 혈액형은 지난 4월 가수 김연자(金蓮子)씨의 평양 공연 당시 金위원장 스스로 공개했다. 두 사람 이름의 영문 두문자(이니셜)도 똑같이 'KJ'다.

보다 눈에 띄는 공통점은 두 사람의 정치적 배경이다. 둘 다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최고지도자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金위원장은 김일성(金日成)주석의 장남으로 태어나 1973년 노동당 비서로 정계에 입문한 뒤 94년 金주석이 사망하자 최고지도자가 됐다.

고이즈미 총리는 게이오(慶應)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영국 유학 중이던 69년 방위청 장관 출신인 부친이 사망하자 귀국해 부친의 선거구를 물려받았다. 그후 후생상·우정상 등을 거치면서 승승장구해 결국 총리까지 올랐다.

가장 주목되는 공통점은 두 사람의 통치 스타일이 독단적이라는 것이다.

일본에서 발행되는 '코리아 리포트'는 고이즈미 총리를 '독단가'로, 金위원장을 '절대권력자'로 약간 다르게 분류했지만 두 사람 다 '행동가'라고 했다.

정책결정 과정에서 두 사람이 보여준 강력한 추진력에 주목한 것이다.

A형답게 이들은 음악과 스포츠에 관심이 많다. 고이즈미 총리는 널리 알려진 '엘비스 프레슬리 광(狂)'이다. 오페라도 무척 좋아한다. 좋아하는 오페라 작품이면 거르는 일이 거의 없다.

金위원장도 오페라에 깊이 빠져 있다. 혁명가극 '피바다'를 직접 창작할 정도로 전문가적 식견도 갖추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스키를, 金위원장은 승마를 좋아한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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