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보드·해설 곁들인 日 애니 출시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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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흔히 재패니메이션으로 통칭되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DVD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국내 TV로도 방영된 시리즈물은 다음 회를 기다리며 감상의 맥을 끊어야 하는 안타까움이 덜어져 여간 반갑지 않다.

시리즈용 재패니메이션을 꾸준히 내놓는 제작사로 매니아 엔터테인먼트사를 빼놓을 수 없는데, '빨강머리 앤'(전체)을 비롯해 '미래 소년 코난''신비한 바다의 나디아''초시공 요새 마크로스'가 출시됐다. 페이퍼 북이 아닌 하드 케이스의 전집류처럼 케이스 디자인에 신경을 쓴 것은 물론 스토리 보드·해설서·인형 등이 첨부돼 팬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쿵작쿵작 하는 반주에 이어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머리 앤-'하는 주제곡이 흐르면 지금도 가슴이 콩콩 뛴다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정민섭이 작곡하고 정여진이 노래한 '빨강머리 앤'의 주제곡은 일본 주제곡인 '들려오니'보다 앤의 성격과 극 분위기를 잘 전하는 씩씩한 노래다. 정경애가 더빙한 앤의 음성도 일본 성우와 비교하면 진짜 앤답다. 이처럼 '빨강머리 앤'은 국내 TV와 케이블로 여러차례 방영되면서 캐나다 소녀도, 일본 소녀도 아닌 우리의 사춘기 친구가 된 느낌이다.

'빨강머리 앤'은 다카하타 이사오가 총감독을 맡아 1979년부터 일본 TV에서 방영됐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쓴 소설의 배경인 캐나다의 프린스 에드워드섬을 찾아 아름다운 전원 풍광을 그렸고, 여배우 미아 패로를 모델 삼아 앤을 캐릭터화했다고 한다. 이처럼 재미있는 뒷 이야기는 5편씩의 에피소드가 실린 각각의 볼륨 케이스 안 책자에 인쇄됐다. 현재 26편의 에피소드가 6개 디스크에 담겨 출시되었는데, 앞으로 디스크 6장이 더 나올 예정이란다. 입체 앤 인형도 팬들에겐 잊을 수 없는 선물이 될 것같다.

미야자키 하야오 연출의 '미래소년 코난'은 26편의 에피소드가 디스크 7장에 담겨 출시됐다. 전집 선물로 스토리보드 책자가 들어있는데 하야오 감독이 그린 그림·설명·대사·지문 등이 수록돼 있다. 안노 히데야키가 총감독을 맡은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는 39편의 에피소드를 디스크 10장에 담았다.

박스 세트에는 제작사 가이낙스, 애니에 등장하는 잠수정 등을 설명한 데이터북이 들어있다. 이시구로 노보루가 총감독을 맡은 '초시공 요새 마크로스'는 36편의 에피소드를 디스크 12장에 수록했다. 이 전집에도 인물과 로봇 캐릭터 등을 설명하는 가이드 북이 들어있다.

DVD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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