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총리 무산' 불만 말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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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여성계가 총리인준 부결에 불만스러워 한다는 기사를 읽고 의견을 적는다. 최초의 여성총리 지명자로 국회의 인준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 여성계에서 애석해 하는 것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여성계에서 행여나 같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여성총리 지명자에게 후한 점수를 주면서 지지를 보낸다면 여성계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국무총리직은 대통령을 보좌하며 내각을 총괄하는 막중한 자리다. 게다가 대통령의 유고시 권한을 대행하는 자리다. 그런 자리이기에 남성이든 여성이든 객관적이고 공정한 검증절차가 필요한 것이다.

물론 인사청문회가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여성계에서는 총리지명자의 결점이나 문제점보다 여성총리 탄생이 불발된 것에 아쉬움이 많은 듯하다.

우리나라 인구의 반은 여성이다. 능력과 자질을 갖춘 여성이라면 얼마든지 국가지도자가 될 수 있으며 환영할 일이다. 국가의 지도자가 되는데 남성과 여성이라는 차별이 있을 수 없다. 여성이기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다면 당연히 시정돼야 한다. 마찬가지로 여성계에서 다른 조건보다 이왕이면 같은 여성이라는 생각으로 여성후보자를 지지한다면 이것 또한 시정돼야 하지 않을까.

곽규현·부산시 금정구 구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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