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한 UBS워버그 존 코스타스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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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한국은 아시아의 금융 허브(거점) 중 하나로 발전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 앞으로 서울지점의 조직을 두배 이상 키울 생각이다."

UBS워버그증권의 존 코스타스(46·사진)회장이 해외 영업거점들을 순회하는 길에 서울을 방문했다. UBS워버그는 주식매매 중개에서 세계 수위를 다투는 증권사로, 국내에서도 외국인 약정 1위의 영업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얼마 전 이 회사가 내놓은 삼성전자 투자보고서가 파문을 일으키면서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코스타스 회장도 이를 의식했음인지, 먼저 한국 투자자들과 감독당국에 사과의 뜻을 분명히 했다.

"UBS워버그는 세계 30개국에 진출해 최고 수준의 명성과 신뢰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한국에선 최근 불미스러운 일로 증권당국의 검사를 받게 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금감원의 검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지적받은 내용들을 곧바로 시정할 것이다."

코스타스 회장은 "UBS워버그 서울지점은 앞으로 현지화 노력을 강화할 것이며 한국시장의 특성에 맞게 준법감시활동을 강화하는 등 조직도 개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UBS워버그가 이번 파문을 오히려 현지화를 강화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으려는 것은 한국 시장의 잠재력을 그만큼 높이 평가하기 때문.

"20여년 전 한국 증시에 진출해 외환위기 때도 투자를 늘린 결과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고 있다. 한국 시장은 앞으로도 역동적으로 성장해 아시아 금융의 중심지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코스타스 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최근 미국 증시의 동요로 한국 시장도 흔들리고 있지만, 기업들의 현금흐름과 수익성이 계속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론 미국과 차별적인 주가 상승세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증시 전망에 대해 코스타스 회장은 "최근 주가 폭락으로 1998~99년 생겼던 거품이 대부분 해소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단기적으론 불안정한 흐름을 지속하겠지만 다우지수 7,700선 근처에서 점차 바닥을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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