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 총리 임명동의안 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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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장상 총리 서리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부결됐다. 이로써 張총리서리는 첫 여성 총리서리였다는 기록과 함께 총리 인사청문회를 거친 후 국회 인준을 받지 못한 첫번째 사례로 남게 됐다.

네티즌들은 지난달 11일 총리서리로 임명되면서부터 불거진 의혹들이 인사청문회를 거치면서도 속시원하게 풀리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그런 와중에 국무총리로서의 자질과 도덕성이 논란 거리가 됐지만 이제 한동안 국정 공백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중앙일보 인터넷 조인스닷컴(www.joins.com)에 올라온 네티즌들의 반응을 살펴봤다.

ID 'kwsjh'는 "서슬 퍼런 결과를 보여줬다"며 "공직에 나가려면 도덕성과 국가관이 확고하고 희생과 봉사정신이 충만한 공복이 아니면 안된다는 것을 확인해 준 교육의 장(場)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국가 최고 지도자가 자신의 입맛에 맞게 공직자를 내정하는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된다는 선례를 남겼다"고 덧붙였다.

'djseok'은 "국민들은 애초부터 최초의 여성 총리를 원한 것이 아니라 꼬일대로 꼬인 국정을 나름대로 소신을 갖고 풀어나갈 진정한 총리감을 원했다"며 국회 표결 결과에 동의했다. 'schong6494'도 "책임감이 없고 주변이 복잡한 인물에게 굳이 국정을 맡길 필요가 있느냐"며 "장상 총리서리의 인준을 두고 여성계를 의식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라고 했다.

반면 'miaex'는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히딩크호도 처음에 잡음이 많았다"며 "첫 여성 총리라는 신선함만큼이나 소신껏 일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국회 동의를 얻지 못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또 "국정 공백은 누가 책임질 것이며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ID 'holybible'은 "최초의 여성 총리 지명으로 분위기를 쇄신하려 했던 것은 높이 평가되지만 기껏 낙점한 인물이 오점이 많은 사람이어서 여성으로서 자괴감이 든다"며 "이를 계기로 '여자들이 다 그렇지'라는 식의 평가가 굳어질까 염려된다"고 했다.

한편 공직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하는 인사청문회도 도마에 올랐다.

ID 'sungjyoon'은 "끝내 남의 탓으로 발뺌한 張씨도 딱하지만 국정 운영 능력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한 국회의원들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싸잡아 비난했다.

'musike'는 "국정 능력을 검증하는 자리가 돼야 할 인사청문회가 예비 며느리를 들이듯 사생활을 캐는 데 너무 치우친 것 같다"고 했다.'swhong52'도 "인사청문회가 피의자 신문하듯 진행돼 아쉽다"고 했다.

그러나 'jin9502'는 "고위 공직에 진출하려면 이 정도의 기준은 통과해야 한다는 선례를 남겼다"며 이번 인사청문회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그는 "앞으로 공직에 나오는 사람들도 엄격한 검증을 통과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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