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중소형 아파트 오름세 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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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8면

하반기 부동산시장은 전반적인 경기 상승과 맞물려 호조를 보일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 닥친 아파트값 급등현상은 진정됐지만 평형별로는 중소형 평형, 지역적으로는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토지·전원주택 상품은 주5일 근무제 등의 호재를 안고 있어 상반기에 비해 오히려 상승탄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수익형 상품으로 각광 받아왔던 오피스텔· 주상복합 등은 공급과잉에다 분양방법에 대한 규제강화 등으로 인해 고전이 예상된다.

◇상승 대세 속에 지역·상품별 차별화 뚜렷=하반기시장을 '일시 조정 후 상승'으로 전망하는 쪽은 요즘이 부동산시장의 비수기라는 점을 강조한다.

아파트·오피스텔 투자 열기가 주춤하자 토지·상가로 돈이 옮겨 간 것은 부동산시장에 여전히 돈이 머물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

때문에 여름 이사철 이사수요와 맞물려 8월부터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기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이들은 보고 있다.

주택보급률 상승과 금리 불안, 주택시장 안정대책, 미국 경제불안 등 주택가격의 하락요인이 영향을 미쳐 전반적으로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파트의 경우는 선호도가 높아 예외적으로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오르든 내리든 큰 폭의 변동 없이 1~3% 범위에서 값이 움직이고, 투자 목적보다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짜일 것이라는 것.

㈜피앤디 김병석 사장은 "지난 1년 동안 부동산시장이 상품·지역 구분 없이 일제히 달아올랐지만 하반기에는 상품·지역·단지·가격대별로 달리 움직이는 각개약진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파트·분양권시장과 관련, 서울 서초동 씨티랜드 안시찬 사장은 "아파트 매매시장이 금리인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만큼 약보합세에 접어들었다"며 "특히 공급이 많은 내년께 집값이 내려갈 가능성이 크므로 올해는 매수 타이밍이 아니다"고 말했다.

8월 시작되는 이사철에 급등하지 않는다면 내년까지 매매시장이 힘을 얻지 못한다는 뜻이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일단 너무 올라 가격 거부감이 팽배해 있고 금리도 불안하다"며 "앞으로 당분간은 매수자 중심의 매매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을 이사철에 지역적으로 일시적 상승은 있겠지만 쉽사리 수그러들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대응은 이렇게=하반기에는 투자수익보다 위험관리가 더 중요하다. ㈜텐커뮤니티 정요한 사장은 "시장 안팎에 변수가 많으므로 얼마나 이익을 얻을 수 있느냐보다 얼마나 안전한가를 따질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분양권은 입주예정 단지, 재건축은 사업추진 원활한 곳, 오피스텔은 주변에 공급물량이 많지 않았던 곳, 상가는 임대수익 안정적인 대단지 아파트 상가, 수도권 택지, 그린벨트 해제 대상지 등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라면 비수기를 기회로 삼는 게 낫다. 매물이 늘어나 값을 흥정할 수 있을 때가 매입의 적기다.

반면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 목적이라면 한 발짝 물러서 금리·정책 등을 지켜보는 편이 안전하다. 신규 분양시장은 서울의 경우 분양가 간접규제로 오히려 청약 메리트가 높아졌다. 용인 등 수도권은 청약열기에 비해 계약률이 낮으므로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아야 한다.

손용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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