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원"판을 뒤집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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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일본기원이 '킬러'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공격바둑의 명수 가토 마사오(加藤正夫·사진)9단을 앞세워 개혁에 나섰다.

국제기전에서 잇따라 참패해 왕년의 권위가 크게 손상된 데다 8년간의 적자로 인해 재정상태가 극도로 어려워진 일본기원이 프로기사들과 팬들의 압력에 의해 드디어 강력한 체질개선에 나선 것.

우선 35년 동안이나 상무이사를 역임하며 일본 바둑계를 좌지우지하던 오에다 유스케(大枝雄介)9단 등 선거로 뽑힌 이사들이 경영책임을 지고 대다수 사퇴했다.

또 한국식의 지명제를 도입하자는 기사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도시미쓰(利光松男:전 일본항공 사장)일본기원 이사장은 가토 마사오9단을 부이사장에, 그리고 구도 노리오(工藤紀夫)9단 등을 상무이사로 임명했다. 55세의 가토9단은 현재 왕밍완(王銘琬)9단과 본인방전 도전기를 벌여 3대2로 앞서고 있는 강자고 구도(61)9단도 타이틀보유자.

일본이 개혁의 리더로 타이틀보유자들을 앞세우고 있는 것은 나눠먹기 식의 복지주의를 포기하고 스타 위주의 중흥책을 펴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일본 바둑사이트가 조사한 '일본바둑팬이 바라는 10가지'를 보면

▶프로의 랭킹제도 도입▶명인전 등 국내기전 외국에 오픈▶프로의 강단제도 도입▶경영진 쇄신▶국제기전에서 일본의 반격▶어린이 바둑보급 등 상당히 진취적이고 강경한 내용이 들어 있어 앞으로 일본기원의 새 임원진들이 어떤 개혁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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