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렁쇠 소년'도 서해 지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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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88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 굴렁쇠를 굴렸던 어린이가 '귀신 잡는 해병'으로 성장,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연평도에서 군복무를 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해병대 연평부대 윤태웅(尹泰雄·21·사진)일병.尹일병은 지난달 29일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일어난 남북한 교전 직후부터 연평도 해안선을 따라 구축된 포대와 진지에서 비상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명령만 내려지면 언제라도 출동할 준비가 돼있습니다."

尹일병은 1981년 9월 30일 독일 바덴바덴에서 서울올림픽 개최가 확정되던 날 태어난 인연으로 '굴렁쇠 소년'이 돼 서울올림픽 개막식 때 세계인의 이목 속에 녹색 그라운드에서 흰색 반바지와 티셔츠 차림으로 굴렁쇠를 굴려 인기를 끌었다. 그는 지난해말 경기대 체육학과 2학년을 마치고 해병대에 입대했다.

어린 시절 축구선수가 되는 게 꿈이었다는 尹일병은 "군에 입대하지 않았다면 월드컵 기간 중 자원봉사자로 활동했을 것"이라며 "어려운 시기에 조국을 위해 일한다는 사실이 더할 나위 없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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