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中 탈락… 관광객'썰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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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프랑스·중국이 월드컵에서 예선탈락하자 두 나라 관광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양국은 국내에서 월드컵 조별예선을 치르는 국가 중 가장 많은 응원단을 몰고온 나라여서 국내 관광업계는 기대했던 월드컵 특수가 물거품이 됐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 머물던 프랑스 관광객 50여명은 급거 귀국길에 오른 자국팀 선수단을 따라 12일 서둘러 프랑스로 돌아갔다. 16강 진출을 당연히 예상하고 13일치까지 숙박비를 미리 지불해 놓았지만 돈도 돌려받지 않았다.

난지관리사무소에 따르면 하루 최고 50명이 머물러 난지 캠핑장 내 최대 인구를 자랑했던 프랑스 젊은이들도 예선탈락 충격과 함께 대부분 사라졌다. 12일 캠핑장의 프랑스인은 10명에 불과했다.

프랑스 문화원은 "월드컵에 맞춰 한국에 온 프랑스인 6천~7천명 중 대부분이 예선탈락과 함께 자국으로 돌아가거나 일본으로 여행지를 바꾼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관광객도 마찬가지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월드컵 기간 중 입국한 중국 관광객 규모는 당초 예상치(6만5천여명)에 크게 못미치는 3만5천여명선.

서울시는 당초 13일 열리는 중국-터키전을 보기 위해 4만명에 달하는 중국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 각종 이벤트를 준비했으나 13일을 전후해 서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1만5천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시기 3만7천명에 비해 절반도 안되는 수치다.

관광공사측은 세계인의 시선이 머무르는 한국에서 파룬궁 회원들이 단체행동을 할 가능성과 관광객들의 불법 체류 등을 우려해 중국정부가 여권 발급을 까다롭게 한 데다 선수단의 부진까지 겹쳐 관광특수 기대가 빗나갔다고 설명했다.

문화관광부는 당초 월드컵 기간 중 외국 관광객을 64만명으로 예상했다가 해외경기 티켓 판매가 부진하자 대회 직전 54만명으로 낮춰 잡았지만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관세청 조사 결과 지난 5월 20일에서 6월 2일까지 하루 평균 여행자 수는 4천8백50명으로 예년 같은 시기 4천9백6명에 비해 오히려 1.1% 감소했다.

성호준·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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