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경기장 주변 미세먼지 차 '홀짝제'날 되레 악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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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월드컵 개막을 맞아 지난달 30,31일 서울지역에서 차량 2부제가 실시됐으나 월드컵 경기장 주변의 미세먼지 오염도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월드컵경기장 인근의 서대문구 남가좌동과 양천구 신정동에서 지난달 15~29일 측정한 미세먼지 오염도는 ㎥당 평균 1백10㎍(마이크로그램,㎍=1천분의 1㎎)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에는 1백24㎍으로 측정됐고 31일에는 오후 6시까지 평균 1백36㎍으로 측정돼 미세먼지 24시간 기준치인 1백50㎍에 근접했다. 특히 30일 오후 4시와 31일 오전 8시에는 2백㎍을 넘나들었다.

반면 30일 이들 두 지점의 이산화질소 오염도는 0.027ppm을 기록해 15~29일 평균치 0.039ppm보다 낮았다. 오존 오염도는 0.023ppm으로 15~29일 평균치 0.024ppm과 큰 차이가 없었다.

서울 대기오염 상태를 모니터링해온 환경정의시민연대 오성규(吳成圭)정책실장은 "미세먼지는 주로 버스와 트럭 등 대형 경유차량이 내뿜는 매연이 원인"이라며 "교통 소통이 원활해지면서 대형 차량의 운행속도가 빨라져 미세먼지가 많아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환경전문가들은 "대기오염도는 기상에 크게 좌우되는데 30일 오후 서울지역에 비가 내리면서 오염물질 확산이 잘 이뤄지지 않은 점도 먼지 오염도를 높인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산화질소의 경우 경유 차량 뿐만 아니라 휘발유를 사용하는 승용차에서도 배출된다. 때문에 2부제 실시로 승용차 운행이 줄어들면서 이산화질소의 배출량과 오염도가 줄어들었다고 환경부는 분석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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