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펀드,하락場서 '선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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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대표적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가 2개월간 이어진 지수 하락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지난 25일 현재 일반 성장형 펀드(주식 편입비율 70% 초과)의 업계 평균 1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 6.24%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의 종합주가지수 하락률(6.67%)보다 다소 낮은 것.

통상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서도 하락장에서는 개별 펀드 수익률이 지수보다 덜 떨어지면 좋은 펀드로 평가한다.

펀드 평가기관인 제로인에 따르면 템플턴투신과 미래에셋자산·신영투신·한일투신 등 4개 운용사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4%대를 기록했다. 종합주가지수보다 2%포인트 가량 덜 떨어진 것이다.

펀드 별로는 템플턴의 그로스주식 2호형이 최근 1개월 동안 하락률(-4.02%)이 가장 낮았다. 그 다음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디펜던스주식형1호의 하락률이 -4.03%를 기록했다.

최근 6개월간 수익률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디스커버리펀드가 62.37%로 가장 높았고 템플턴의 그로스주식2호는 58.58%로 2위를 차지했다.

<표 참조>

이같은 펀드 수익률은 개인투자자의 수익률보다는 월등히 나은 편이다.

최근 한 증권사가 개인투자자들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거래소 주식에 투자한 개인은 마이너스 13%, 코스닥 주식 수익률은 마이너스 25%를 기록했다.

현대증권 경인지역본부 송태승 본부장은 "우량 주식 위주로 골고루 투자하는 기관투자가의 포트폴리오 투자방식을 개인 투자자가 따라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래에셋과 템플턴은 3월 이전 상승장에서는 물론 4월 이후 하락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우량주를 골라 장기투자하는 템플턴의 투자 철학과 발빠르게 움직이는 미래에셋의 기민함 때문으로 풀이된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의 최상길 이사는 "템플턴은 롯데칠성 등 증시 움직임에 다소 둔감한 가치주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바람에 수익률이 높았다"고 풀이했다.

디스커버리펀드를 운용하는 미래에셋의 김태우 팀장은 "지난해 10~3월 중순까지는 주식편입비율을 95%대로 유지했다"며 "그러나 종합지수가 900선을 돌파한 3월 말에는 편입비율을 80%대로 낮춘 덕분에 상대적으로 수익률을 덜 까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3월 중순까지는 석유화학·철강·전기전자 등 경기 민감주를 많이 샀지만, 3월 말 이후에는 하락장에서 잘 견딜 만한 은행·통신주를 주로 편입했다"고 덧붙였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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