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중개업자, 이상한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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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75면

"젊은 여자가 한다고 뭐 이상하나요. 젊은 세대들에도 부동산이 요즘 최대 관심사인데 공인중개사도 젊어야죠."

경기도 고양시 행신동에 20대 자매가 부동산 공인중개사로 활약하고 있다. 주인공은 송지은(27)·지나(25)씨 자매. 이들은 한 동네에서 각각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사장이다.

1999년 6월 나란히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해 언니가 2000년 4월 창업하고 사업이 기대이상으로 잘 되자 1년 뒤 동생이 창업했다. 각각 회사원과 유치원 교사 생활을 접고 나이 지긋한 아저씨와 아줌마들이 '장악'하고 있는 부동산 중개업계에 뛰어든 것이다.

계기는 엉뚱하다. 중개업 창업을 준비하던 아버지에게 자격증을 선물해드리기 위해 "둘 중 하나만 붙고보자"며 사이좋게 시험을 준비했다는 것.

"처음엔 부끄러워서 친구들에게 얘기도 못했어요. 부동산중개를 한다고 하면 '복부인''복덕방 아줌마'라고 놀리잖아요." 지나씨 얘기다.

그러나 쏠쏠한 수입내역을 알아챈 직장인 친구들이 요즘은 창업 비법을 알려달라며 만날 때마다 보채기 일쑤란다.

"주말과 휴일을 제대로 못챙길 정도로 바쁘지만 힘들여 뛴 만큼 보상 받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지요."

지난해 가을 결혼해 최근 첫 아이를 출산한 언니 지은씨는 몸을 돌볼 겨를이 없다.동생 지나씨는 대학 부동산학과(야간)에 다니면서 평생 직업을 위한 실력을 다지고 있다.

김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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