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선 기름만 판다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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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1면

주유소의 이미지가 바뀌고 있다. 기름도 넣고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하는 복합생활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세차장과 경정비 센터 등 자동차 관련 시설은 기본이다. 편의점·디지털 사진관·테이크아웃 커피점에다 골프 연습장까지 주유소의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소비자와의 접점인 주유소에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경쟁이 심해지면서 기름만으로 이익을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경정비·세차는 기본=SK㈜는 정비·내외장 관리·세차 등의 역할을 각각의 브랜드로 개발해 서비스하고 있다. 스피드 메이트는 전국 2백50개의 네트워크를 연결해 차량 정비를 한다. 올해 말까지 3백15개,2005년까지 8백25개로 늘릴 예정이다.

레드 메이트는 자동차의 흠집을 없애거나 실내 청소·광택 등 자동차 성능과 관련없는 부분의 서비스를, 버블 샤워는 세차를 담당한다.

LG정유는 1994년부터 경정비 프랜차이즈 '오토 오아시스'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4백60여곳에서 냉각수·워셔액·배터리·브레이크 오일 등 7가지 항목을 무료로 점검해 준다. 현대오일뱅크는 30여개의 주유소가 개별적으로 운영하던 경정비 센터를 '오일뱅크 플러스'로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택배업무까지=편의점에서는 간단한 생필품과 식·음료, 자동차 용품을 판매한다.

SK㈜와 LG정유는 OK마트·조이마트를 1백80개씩 운영하고 있다. 편의점에는 현금자동지급기가 설치돼 있으며 사진을 현상해주고 도서상품권을 판매한다. 디지털 사진관이 있는 곳도 있고 휴대전화를 판매하기도 한다.

LG정유·현대오일뱅크는 택배사업도 펼치고 있다. 고객들이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입한 뒤 원하는 시간에 주유소에서 제품을 찾아갈 수 있다. 다른 곳에 보낼 물건을 접수하기도 한다. LG정유 김명환 상무는 "공공요금을 수납하고 민원서류 발급 서비스 같은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의 서울 반포 주유소는 지난해 1월부터 도요타 렉서스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대오일뱅크의 서울 압구정동 신사현대 주유소는 2~4층을 골프 연습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외부업체와도 제휴=정유사들은 자사 브랜드 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외부 브랜드와의 제휴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유명 브랜드를 점포에 입주시켜 브랜드끼리의 상승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LG정유는 맥도날드·파파이스·도미노피자·KFC·스타벅스 등과 손잡고 올해 15개 주유소에 점포를 낼 계획이다.이 회사는 지난해 전국 4개의 주유소에 맥도날드 점포와 결합한 주유소를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해상화재보험과 함께 주유소에서 차량 관련 보험업무를 처리하도록 할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주유소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일류 브랜드와의 제휴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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