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일본도 남미벽에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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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꿈은 16강에서 멎었다. 일본이 남아공 월드컵 8강 진출에 실패했다. 30일(한국시간) 남아공 프리토리아 로프터스 베르스펠트 경기장에서 끝난 파라과이와의 16강전에서 일본은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북한, 호주의 조별리그 탈락, 그리고 한국의 8강 진출 실패에 이어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4개국 모두 월드컵 전선에서 이탈하게 됐다. 반면 16강 진출만 3번이었던 파라과이는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8강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파라과이의 승리로 남미는 8강에 4나라를 올려놓았다. 3개국인 유럽을 앞섰다.

파라과이의 파울로 다실바(오른쪽 끝)가 30일(한국시간) 열린 16강전에서 일본 문전으로 날아오른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파라과이는 승부차기 끝에 일본을 이겼다. [프리토리아 AP=연합뉴스]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이었다. ‘11m의 룰렛’이라는 심리전에서 승자는 결국 파라과이였다. 선축으로 시작한 파라과이는 흔들리지 않았다. 결국 일본의 3번째 키커 고마노 유이치(이와타)가 무너졌다. 그의 오른발을 떠난 볼은 크로스바 왼쪽을 맞고 빗나가고 말았다. 기회를 잡은 파라과이는 4번째 키커 넬손 발데스(도르트문트)와 5번째 키커 오스카 카르도소(벤피카)가 차분히 골을 성공시켜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이겼다. 일본의 투혼은 빛났다. 촘촘한 그물망 수비를 바탕으로 경기 내내 파라과이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파라과이는 로케 산타크루스(맨체스터시티), 루카스 바리오스(도르트문트) 같은 빼어난 공격수를 보유했지만 공간을 극도로 축소시킨 일본의 문전을 파고들지 못했다. 경기전부터 이어진 들뜬 분위기는 일본의 8강진입에 대한 기대가 현실이 되는 듯했다. 관중석에는 대형 일장기는 물론 오카다 다케시 일본 감독의 얼굴이 담긴 대형 통천까지 등장했다. 대회 개막 전까지 극도의 비난에 시달렸던 오카다 감독이 이제 일본의 영웅으로 떠오른 변화된 위상을 실감케 하는 순간이었다. 이렇다 할 찬스가 없었던 전반전은 양팀 모두 탐색전을 벌였다. 전반 21분 파라과이 공격수 바리오스가 일본 문전에서 기가 막힌 터닝에 이은 슈팅으로 일본 골키퍼 가와시마 에이지의 가랑이 사이를 노렸으나 선방에 막혔다. 바로 1분 뒤 일본도 아까운 찬스를 날렸다. 일본 미드필더 마쓰이 다이스케(그르노블)이 중거리 로빙슛이 파라과이의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 밖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탄탄한 수비에 비해 날카롭지 못한 일본축구는 한계를 드러냈다. 미드필드를 중심으로 밸런스를 중시하는 일본에겐 볼 점유율이 중요하다. 일본은 이날 점유율 경쟁에서 39대61로 뒤졌다. 비기는 축구는 가능했지만 이기는 축구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었다. 폭발력 있는 공격수가 없는 것도 일본의 숙제로 남았다.  프리토리아=장치혁 기자 Sponsored by 뉴트리라이트, 한국축구국가대표팀 공식건강기능식품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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