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호황 탄 러시아­…쇼핑몰마다 북적북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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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러시아가 선물 구매 열풍에 휩싸였다. 매년 연말 반복되는 일이지만 올해는 그 열기가 한층 뜨겁다. 주요 수출품인 석유가 고가 행진을 계속하는 덕에 경제가 어느 때보다 호황이기 때문이다.

모스크바 시내의 대형 쇼핑몰, 백화점 등은 연일 새해 선물을 구입하려는 손님들로 북적댄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올해 선물용 기념품 시장 규모가 2억5000만~3억달러(약 2600억~3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20일 추산했다.

러시아인들은 선물을 유난히 좋아한다. 결혼식.생일 등 개인적 축일은 물론 주요 명절에도 반드시 선물을 주고 받는다. 특히 새해 선물은'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새해가 오기 전 가족, 가까운 친인척, 친구, 직장 동료들과 크고 작은 선물을 반드시 주고 받는 것이 관례다.

선물을 안 하면 '무슨 감정이 있나'라고 몹시 서운해할 정도다. 주로 하는 선물은 역시 남자에겐 술, 여자에겐 화장품 종류다. 그러나 최근엔 휴대전화와 컴퓨터, 가전제품 등 고가품이 각광을 받고 있다. 그렇다고 반드시 비싼 선물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받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을 해주는 것이 최고로 통한다.

회사들도 직원과 거래처에 줄 새해 선물에 적잖은 신경을 쓴다. 일부 회사들은 선물비용으로 한달 광고비에 육박하는 별도 예산을 책정하기까지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해엔 볼펜.라이터.수첩.달력 등 저가품보다 가죽으로 된 사무용 가방, 컴퓨터 가방, 넥타이 핀 등 고가 제품들이 회사용 선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모스크바 = 유철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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