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시청자에 한국 이미지 심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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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세계 20억 시청자들에게 한국이라는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정교한 CF 한편을 보여줄 겁니다."

월드컵 개막식 제작단 김찬형(金燦亨·41·제일기획 SP팀장)총괄팀장.

제작단 60여명과 2천3백여명의 출연자들을 이끌고 막바지 연습에 돌입한 그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하나다.

특히 이번 개막식은 민간이 기획·제작·운영을 전담하는 대형 행사라 부담이 더 크다.

金팀장은 "그동안에도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에 민간업체가 참여하긴 했지만 운영지원업무에 그쳤다"며 "마케팅회사에서 제작을 맡은 만큼 한국의 경제와 문화 등 국가 경쟁력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번 개막식의 중심 주제는 '어울림'이다. 언어·종교·이념의 대립을 넘어 전인류가 축구를 통해 '소통(Communication)'해보자는 게 월드컵의 전통적인 주제였다.

"어울림은 이 서양식 소통 개념에 동양의 상생(相生) 또는 나눔의 의미를 더한 것이죠."

이를 통해 솔트레이크시티 겨울 올림픽 개막식에서 보여준 미국의 자국 중심주의와도 차별화할 생각이다. 이 동양적 메시지를 세계로 전달하는 도구로 한국이 자랑하는 'IMT-2000''TFT-LCD'등 최첨단 미디어가 등장한다. 특히 최신 LCD모니터 1천여대가 동원돼 새로 제작된 백남준의 비디오아트를 상영하는 장관을 연출하면서 개막식은 절정에 달하게 된다.

金팀장은 국내 이벤트 기획·제작 업계의 대표주자다. 연세대 체육학과 재학 중 응원단장을 지낸 그는 졸업 후 연·하나로 기획을 거쳐 제일기획에 입사했다.

이후 동아시안게임, 마이클잭슨 한국 공연, 겨울 아시안게임 등 굵직굵직한 행사에 참여했다. 현재 부산 아시안 게임의 제작위원을 겸하고 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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