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0억 시청자들에게 한국이라는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정교한 CF 한편을 보여줄 겁니다."
월드컵 개막식 제작단 김찬형(金燦亨·41·제일기획 SP팀장)총괄팀장.
제작단 60여명과 2천3백여명의 출연자들을 이끌고 막바지 연습에 돌입한 그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하나다.
특히 이번 개막식은 민간이 기획·제작·운영을 전담하는 대형 행사라 부담이 더 크다.
金팀장은 "그동안에도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에 민간업체가 참여하긴 했지만 운영지원업무에 그쳤다"며 "마케팅회사에서 제작을 맡은 만큼 한국의 경제와 문화 등 국가 경쟁력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번 개막식의 중심 주제는 '어울림'이다. 언어·종교·이념의 대립을 넘어 전인류가 축구를 통해 '소통(Communication)'해보자는 게 월드컵의 전통적인 주제였다.
"어울림은 이 서양식 소통 개념에 동양의 상생(相生) 또는 나눔의 의미를 더한 것이죠."
이를 통해 솔트레이크시티 겨울 올림픽 개막식에서 보여준 미국의 자국 중심주의와도 차별화할 생각이다. 이 동양적 메시지를 세계로 전달하는 도구로 한국이 자랑하는 'IMT-2000''TFT-LCD'등 최첨단 미디어가 등장한다. 특히 최신 LCD모니터 1천여대가 동원돼 새로 제작된 백남준의 비디오아트를 상영하는 장관을 연출하면서 개막식은 절정에 달하게 된다.
金팀장은 국내 이벤트 기획·제작 업계의 대표주자다. 연세대 체육학과 재학 중 응원단장을 지낸 그는 졸업 후 연·하나로 기획을 거쳐 제일기획에 입사했다.
이후 동아시안게임, 마이클잭슨 한국 공연, 겨울 아시안게임 등 굵직굵직한 행사에 참여했다. 현재 부산 아시안 게임의 제작위원을 겸하고 있다.
조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