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희망의현장 : 6.한국애니메이션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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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특성화 고교는 특정 분야에 남다른 소질과 흥미를 갖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정 분야를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학교다. 조기에 진로를 결정한 학생들에게 고등학교 단계에서부터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위해 도입됐다.

4년동안 48곳 문열어

1998년 3월 부산디자인고가 처음 개교한 이후 ▶99년 부산자동차고·동래원예고 등 8개교 ▶2000년 한국애니메이션고·부산컴퓨터과학고 등 13개교 ▶2001년 선린인터넷고·부산영상고 등 9개교 ▶2002년 해운대관광고·한국도예고 등 18개교가 설립돼 전국에서 모두 48개의 특성화 고교가 운영되고 있다.

특성화 고교는 입시 위주의 획일화된 교육에서 탈피해 다양하고 특성화된 소규모 학교를 운영함으로써 소질과 적성을 길러주는 새로운 직업교육을 시도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기존 실업계 고교의 대안적인 학교 모형이면서 동시에 산업계의 관련 분야 학교 설립을 유도한다는 의미도 있다.

특성화 고교의 교육 특징은 특정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교육을 통해 전문성의 기초를 키워준다는데 있다. 이를 위해 실천활동 중심의 교육과 현장성 있는 교육은 기본이다. 특정 지역사회나 산업계와 긴밀한 협력이 가능하며 졸업후 관련 분야로 취업을 하거나 전문대·대학에 진학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특성화 고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크게 늘어 한국애니메이션고 등은 경쟁률이 10대 1을 넘고 있다.

지원자들의 성적 수준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선린인터넷고의 경우 특성화 고교로 전환하기 이전의 실업고 상태에선 입학생의 평균 성적이 1백명중 75~80등 수준이었으나 특성화 1차 연도인 지난해에는 평균 45등 수준이었고 올해에는 33등 수준으로 크게 높아졌다. 입학생의 성적 수준이 크게 향상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 초기 단계인 특성화 고교가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해결돼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우선 특성화 교육을 담당할 우수 교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산업계 경력자의 교사 채용 문호를 확대하고, 산학 겸임교사나 강사의 수당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수교사 확보 어려움

교육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소규모 학교·학급을 운영해야 하고 실습기자재를 갖춰야 하는 등 일반 고교에 비해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 따라서 정부와 시·도교육청 차원의 재정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교육인적자원부 김정일 교육연구관은 "앞으로 특성화 고교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그러나 인기있는 특정 분야의 학교만 설립돼 과잉 공급이 되지 않도록 시·도교육청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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