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야산 매입 난개발 막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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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경기도 고양시가 녹지대의 마구잡이 개발을 막기 위해 예산으로 사유림을 사들여 자연상태로 보존하기로 했다.

일부 지역에서 시민단체 등이 땅을 사들여 보존하는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자치단체가 처음으로 환경보호를 위해 땅을 매입한 것이다.

고양시는 내년까지 87억여원을 들여 자유로변 일대의 농촌 마을 인접 야산(준농림지) 세곳 8천7백50평을 매입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시는 우선 올해 39억원을 확보, 일산구 구산동 노루뫼산 3천9백50평을 사들여 원상태로 보존할 예정이다. 이 산 주변에는 2백71가구 8백2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민간 건설업자들이 전원주택 부지 등으로 군침을 흘리고 있는 곳이다.

시는 이어 내년 중 일산구 구산동 거그뫼산 3천평(30억2천2백만원)과 일산구 법곶동 법수산 1천8백평(18억6천4백만원)을 매입할 방침이다.

자유로에서 바라다보이는 이들 산에는 50~1백년된 노송을 비롯한 참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백로·왜가리 등이 서식할 정도로 생태 환경이 우수하다.

시는 야산 세곳을 매입하는 대로 추가로 나무를 심어 산림을 체계적으로 가꾸는 한편 산책로·간이운동시설 등을 설치, 자연생태 공원으로 가꿀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최근 전원주택 개발 붐을 타고 건축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어 더이상 방치하다간 녹지공간이 훼손될 우려가 커 시가 매입에 나섰다"면서 "마구잡이 개발에 따른 교통불편이나 주차난, 인구 과밀화 등을 감안할 때 이는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환경보호 효과를 거두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고양=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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