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피플] 나빌 나서 미 재제조센터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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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빌 나서(사진)미국 국립재제조센터소장은 "에너지를 절약하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선 재제조 산업을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제조(Remanufacturing)란 쓰다 남은 물건을 다시 가공해 새 상품으로 만드는 과정을 일컫는다. 쓰지 못하는 부분을 분해해 사용하는 재활용(Recycling)과는 구분된다.

최근 국가청정센터 초청으로 한국에 온 그는 "재제조 제품은 부품이 기능을 다할 때까지 쓸 수 있어 부품을 완전히 녹여 다시 만드는 재활용보다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재제조 시장은 연간 64조원 규모에 이른다. 7만3000여개의 재제조 업체들이 45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전자제품.타이어.프린터 부품 등 사업분야도 다양하다. 나서 소장은 "기업들이 재제조를 하면 신제품을 생산할 때보다 폐기 비용과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어 생산 원가의 75%까지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회용 카메라를 일례로 들었다. 나서 소장은 "일회용 카메라로 사진을 찍은 뒤 현상소에 맡기면 이 카메라는 재제조될 수 있고 실제로 연간 5190만개의 카메라가 재제조되고 있다"며 "1개의 카메라를 재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에너지는 새 제품을 만들 때의 33%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재제조 제품이 신제품과 비교해 경쟁력이 있느냐는 지적에 그는 "제재조 제품은 신상품보다 훨씬 싸고 제품에 '재제조 제품'이란걸 명시하고 있어 제품 구매 여부는 소비자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나서 소장은 한국의 재제조 산업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 품질 기준을 엄격히 해 생산 과정을 투명하게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나서 소장은 로체스터 기술대학 교수를 지냈고 국제과학재단 친환경제조팀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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