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왔다” … ‘YS 기록전시관’ 개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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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오른쪽)과 손명순 여사가 17일 경남 거제시 장목면 대계마을 전시관에 있는 자신들의 동상 옆에 앉아 있다. [거제=연합뉴스]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기록전시관이 18일 문을 열었다. 기록전시관이 위치한 장소는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거제시 장목면 대계마을.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인사말에서 “이 기록관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기록관”이라며 “대한민국의 민주화는 정부 수립에 버금가는 일대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러곤 “저는 제 손으로 평화적인 민주화를 이뤄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군사독재의 상징인 하나회를 전격 청산하는 등 군사정치 문화의 어두운 구름을 말끔하게 걷어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군사독재 시절 YS의 트레이드마크가 되다시피 한 슬로건인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마침내 왔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행사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은 축사에서 “김 전 대통령이 한국의 민주화를 어떻게 이뤘느냐는 새삼 말할 필요가 없다”며 “그 과정을 당대의 우리 세대만 알고 기억해선 안 되고 후손들에게 알릴 책임이 우리들에게 있다”고 말했다.

역대 대통령 기록관을 만들자고 제안한 본지 2007년 1월 2일자 1면 지면.

2007년 거제시의 결정으로 논의가 시작된 YS 기록관은 지난해 4월 착공, 1347㎡(약 400평) 부지에 50억원을 들여 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됐다. 당초 YS 기록관은 지난 4월 준공식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천안함 사건과 6·2 지방선거 등으로 연기됐다. 기록관에는 YS의 어린 시절과 의정활동, 민주화운동, 대통령 재임 시절 등을 담은 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

이날 행사에는 이 대통령과 박희태 국회의장, 이홍구 전 총리 등 700여 명이 참석했다.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보,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 등 상도동계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동교동계에선 민주당 한광옥 상임고문과 남궁진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모습을 보였다.

◆MB 전용기에 김무성 동승= 이 대통령은 서울에서 출발하면서 전용기에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를 동승시켜 세종시 수정안 처리 문제 등 당의 예민한 현안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대통령과 일반적으로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했다”며 “세종시 문제나 박근혜 전 대표를 당 대표로 추대하는 문제 등에 대해선 얘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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