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김미현·박지은 "퍼팅에 녹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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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나비스코 챔피언십이 열린 미국 미션힐스 골프장은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를 개최하는 골프장 중 가장 어려운 코스로 꼽힌다.

일단 다른 코스보다 1백m 정도 더 길다. 페어웨이도 좁은 데다 굴곡이 심해 티샷할 때 거리를 맞히지 못하면 오르막 또는 내리막 라이에서 다음 샷을 해야 한다.

채를 휘감는 긴 러프도 라운드가 계속될수록 풀이 자라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일단 보기를 감수해야 한다.

특히 그린은 한국선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원래 사막지대인 이곳은 두가지 복병이 그린에 숨어 있다. 로키산맥 끝자락에 둘러싸인 지형 특성상 제주도 골프장처럼 강력한 마운틴 브레이크가 있다. 내리막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오르막인 경우가 다반사다. 또 서쪽에 있는 수맥의 영향으로 잔디가 모두 서쪽으로 누워 있어 그린 경사를 읽는데 난감하다.

한국 골퍼들은 이번 대회에서 숱한 실수를 했다.

퍼트에 능하다는 김미현이나 장정도 쉬워 보이는 퍼팅찬스를 놓친 게 부지기수다. 한희원도 매치 플레이였다면 '컨시드'를 받을 수 있는 약 50㎝ 퍼트를 홀아웃하다 두번이나 보기를 더했다.

박세리(25·삼성전자)와 박지은(23·이화여대)·김미현(25·KTF)은 1일(한국시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 4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기대했던 만큼의 좋은 성적을 못낸 것을 아쉬워했다.

박세리는 "아이언샷이 잘 안돼 전반에 실수가 많았다"면서 "대회 초반부터 스윙감이 좋았는데 퍼트 난조로 경기를 힘들게 풀어갔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손목 부상도 많이 좋아졌다"는 박세리는 "올해 두번째 출전인데 연습과 경기를 계속해 나가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스스로를 달랬다.

박지은도 "마지막 홀을 포함해 7개의 버디를 잡아 기분이 좋다"면서도 "더 좋은 성적을 못내 아쉽다"고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미현은 "첫날 클럽 선정을 잘못 했다"고 털어놓았다. 1라운드에 5번 우드를 빼고 11번 우드를 갖고 나갔는데 바람이 불어 사용할 기회가 없었다는 것.

그러나 "샷과 퍼팅 감각이 좋아지고 있고 자신감도 있어 앞으로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란초 미라지=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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