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강한 이미지 얻는 역광 촬영, 렌즈 후드 쓰고 노출 충분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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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소나 사진관에 인화를 맡기는 조건으로 일명 ‘하프 카메라’를 빌려 사용하던 때가 있었다. 가게 주인은 ‘햇빛을 등지고 찍으라’고 했다. 순광 촬영을 당부한 것이다. 하지만, 순광 촬영은 실패한 사진은 아니지만 결코 좋은 사진이 될 수 없다. 그럼 ‘좋은’ 사진을 만들려면 해를 어느 쪽에 두어야 할까? 답은 해를 마주보고 피사체를 촬영하는 역광 촬영이다.

역광 촬영은 빛이 촬영자 앞에서 들어오기 때문에 노출 차이로 인해 이미지에 강렬한 선이 생긴다. 가끔 실루엣으로 처리가 되기도 하지만 노출에 대한 차이를 조금만 극복하면 강렬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빛에 의해 만들어진 선은 명암 대비로 인해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평면적인 사진을 입체감이 강한 사진으로 만들어 준다. 대신 몇 가지 사항을 주의해야 한다.

우선 렌즈 후드를 사용해 잡광을 차단해야 한다. DSLR용 렌즈에 부착된 후드를 거추장스럽다는 이유로 떼고 사용하는 아마추어 사진작가가 많다. 후드 안쪽에 부착된 검은 천은 분산돼 렌즈 안으로 들어오는 빛을 막아준다. 야구선수는 햇볕 아래서 경기할 때 눈 밑에 아이패치를 붙인다. 카메라의 아이패치는 렌즈 후드다. 낮게 들어오는 빛은 손바닥이나 우산 등으로 그늘을 만들어도 좋다.

노출 측정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멀티 측광으로 인물을 촬영한다면 노출 부족으로 얼굴이 검게 나올 수 있다. 카메라 매뉴얼을 확인해 멀티 측광이 아닌 스팟 측광으로 바꿔 카메라가 얼굴의 노출에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스팟 측광이 아닐 때는 노출을 보정해 노출 부족으로 인한 실패를 줄여야 한다. 인물 사진과 같이 민감한 이미지에는 보조광을 사용해 이를 보완할 수 있다. 전등빛 아래서 역광 촬영을 할 때는 카메라 감도(ISO) 값을 높이고 렌즈 조리개 값을 줄여야 한다. 조명 빛에 의해 만들어지는 플레어(Flare) 현상을 최소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역광 촬영은 특히 일출, 일몰, 꽃과 같은 자연 풍경과 인물 사진에 자주 활용된다. 아마추어 사진작가도 해를 마주 보고 피사체를 보는 습관을 들이면 색다른 느낌을 주는 사진을 만들 수 있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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