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추천’ 전 업종 1위 공정호 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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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남들과 거꾸로 간다는 것. 쉽지 않은 일이다. 중앙일보·톰슨로이터 애널리스트 평가의 투자추천 부문에서 전 업종 1위를 차지한 공정호(41·사진) 애널리스트는 그 쉽지 않은 판단으로 승부를 갈랐다. 그는 평가 시점엔 유진투자증권에서 일하다 올해 푸르덴셜투자증권으로 옮겼다.

그는 지난해 초 넥센타이어의 매수를 추천하는 리포트를 잇따라 냈다. 금융위기로 주가가 약세를 보이며 2000원 안팎에 머물러 있던 때였다. 자동차 업종은 대표적인 경기 민감 업종이다. 자동차 판매가 줄면 자연히 타이어도 안 팔릴 테고, 기업 실적도 나빠질 것이란 투자자들의 예상이 주가에 그대로 반영돼 있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국내 자동차 업계의 충격이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고, 무엇보다 원자재 값이 크게 떨어져 타이어업체의 이익은 늘 것이라고 봤지요.”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넥센타이어의 호실적이 이어지며 주가도 빠르게 오르면서 8월에는 7000원을 넘어섰다. 그 밑바탕에는 오랜 업계 경력이 있다.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자동차산업연구소 등에서 12년을 일한 뒤 2008년 애널리스트가 됐다. 세계 경제가 온통 흔들리는데 한국 자동차 업체라고 별 수 있겠느냐는 얘기가 무성할 때 그는 우리 자동차 업체들의 차별화된 경쟁력에 주목했다. 그리고 경기 침체에 강한 소형차, 그리고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은 신흥시장에서 강점이 있어 시장의 예상만큼 실적이 악화되지 않을 것이란 결론에 이르렀다.

“업계에서 쌓은 경험을 통해 글로벌 경쟁구도라는 보다 큰 그림 속에서 국내 업체들을 바라볼 수 있었던 게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그는 국내 자동차 업체의 주가 전망을 여전히 밝게 보고 있다. 지난해 이후 주가가 많이 오르긴 했지만 실적이 워낙 좋기 때문이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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