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한 문체로 펼친 상실의 고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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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하드보일드·하드 럭/요시모토 바나나 지음/김난주 옮김/민음사/7천원

무라카미 하루키와 함께 국내에 고정 독자를 많이 가지고 있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신작으로 중편소설 '하드보일드'와 '하드 럭' 두 편이 실려 있다. 두 편 다 사랑하는 이가 죽고 난 뒤 버텨내야 하는 상실의 고통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바나나는 담담한 문체를 통해 죽음의 기억을 간직한 사람이 어떻게 생을 긍정하고 견뎌내는지 보여주고 있다. 상실의 고통 뒤에 더 단단해진 자아라고 할까. 저명 화가 요시모토 나라가 그린 네 편의 그림이 소설 분위기와 딱 들어맞는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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