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나가는' 마사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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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국마사회가 예산 전용(본래 용도가 아닌 데로 돌림)을 통해 직원에게 특별격려금 27억원을 준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지난 6~7월 마사회를 대상으로 '경마산업 운영 및 수익금 집행 실태'를 감사해 13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마사회는 2002년 말 매출액이 7조원을 넘자 노사 합의를 근거로 경상경비를 인건비로 무단 전용, 정규 직원들에게 총 12억6200만원을 격려금으로 지급했다는 것이다. 주말 경기 때 매표 업무 등을 담당하는 시간제 경마직원에게도 15억2800만원의 격려금을 나눠줬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마사회의 관련 규정상 인건비와 경상경비 간 예산 전용은 농림부 장관의 승인 사안이다. 또 2002년 이재민과 불우이웃 등에게 지원하는 공공.사회복지기부금이 38억원이었으나 올해에는 32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지점에서 지역민원 무마용으로 쓰는 지점 기부금은 2002년 10억원에서 45억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2002년 초 부산.경남경마장 건설 당시 시공사의 설계변경 단가를 감리단이나 담당직원들의 의견보다 3억~7억원 높게 책정해 지급한 마사회 간부를 업체와의 유착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키로 했다.

시공사가 서류를 조작해 모래자재비 등을 부풀려 청구했는데도 마사회가 그대로 인정해 9억6900만원을 더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마사회 측은 "감사원의 지적을 대부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 "다만 지적 사항은 올해 초부터 전략 과제로 삼아 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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