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은 새처럼 날아가고 싶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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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버디 (EBS 밤 10시) 새처럼 날고 싶어하는 인간의 자유의지와 베트남전의 참혹한 상처를 절묘하게 연결지은 작품이다. '지옥의 묵시록'이나 '디어 헌터'등과 또 다르게 반전의 메시지를 깊이 던지는 영화로, 1985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 알란 파커 감독은 록 그룹 핑크 플로이드의 동명 앨범을 옮긴 '더 월'등을 발표해 80년대 젊은 영화팬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를 받았다.

매튜 모딘과 니컬러스 케이지의 연기가 발군이다. 베트남전에서 받은 충격으로 정신착란과 실어증세를 보이는 버디(모딘)는 고향인 필라델피아의 정신병원에 들어간다. 죽마고우 앨(케이지)도 심한 화상을 입고 돌아와 버디의 회복을 돕기 위해 병원을 방문한다.

어린 시절부터 새에 집착해 날고자 하는 열망을 품었던 괴짜 버디는 그의 설득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앨은 절망한 나머지 친구를 붙잡고 절규한다. 영화 종반, 버디가 기적처럼 입을 여는 장면을 놓치지 말 것. 이들은 결국 날게 되니까. 원제 Birdy. ★★★★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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