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세 마녀의 날'… 증시수급 점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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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예전에는 주가가 많이 오르면 공급물량이 쏟아져 주가를 끌어 내리는 일이 잦았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 증시가 맥을 못추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증시의 수급 여건은 꽤 좋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수 선물·옵션과 개별주식 옵션의 만기가 겹치는 트리플 위칭 데이(14일)를 1주일 가량 앞두고 있지만 수급상의 문제점은 부각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돌발변수가 없는 한 트리플 위칭 데이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내다 봤다.

또 최근 주식공급물량도 감소하고 있고, 올들어 미국 뮤추얼 펀드에는 지속적으로 자금이 순유입되고 있다.

◇국내 수급상황=지난 5일 현재 프로그램매수 차익거래 잔고는 모두 7천8백7억원으로 시장에 큰 부담을 주는 수준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더블 위칭 데이 때는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가 1조2천억원을 기록했지만 별 탈 없이 넘어갔다.

전문가들은 현재 수준에서 프로그램매수 차익거래 잔고가 크게 늘어나지 않거나, 외국인이 프로그램 매도물량을 소화해준다면 앞으로 상당기간 수급여건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5일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2천4백69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들 물량을 고스란히 외국인들이 소화했다.

LG투자증권 금융공학팀 황재훈 과장은 "14일을 전후해 6월물 지수선물이 현물(주식)에 비해 강세를 보인다면 프로그램매수 차익거래 잔고 중 상당금액은 6월물로 이월될 것"이라며 "외국인이 지난 5일처럼 프로그램 매도물량을 한번만 더 소화해준다면 수급은 더욱 탄탄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수급에 큰 영향을 주는 유상증자 및 기업공개는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동원증권에 따르면 이달 중 예정된 유상증자 물량은 5백41억원(거래소+코스닥)이다. 이는 지난달의 6천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

또 이번달 중으로 거래소시장에 신규상장되는 물량은 없다. 코스닥시장의 경우에도 신규등록 물량은 지난달의 3분의1 수준인 2백44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이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계좌에 넣어둔 고객예탁금은 이달들어서만 7천36억원 가량 늘어났다. 또 투신사의 주식형수익증권 잔고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수익증권은 올 초부터 지난 5일까지 4천3백40억원이 증가했다.

◇해외 여건=외국인투자가들은 미국 뮤추얼펀드 자금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자금이 늘어나면 한국시장에서 매수강도를 높이고, 반대로 줄어들면 순매도를 보이곤 했다.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미국 뮤추얼펀드에는 1백43억달러가 들어왔다.

또 엔론사태 여파로 미국의 기업공개 시장은 얼어붙었다. 기업실적 조사업체인 톰슨 파이낸셜에 따르면 지난 1~2월의 기업공개 물량은 24억6천만달러로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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