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옹호 '제2의 시화호'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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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제2의 시화호가 될 게 뻔한 만큼 공사를 중단하라'.

'이미 들어간 공사비는 어떻게 하느냐'.

경기도 화성의 서해 앞바다를 간척지로 개발하는 화옹호(華甕湖) 물막이 공사를 둘러싸고 사업주관 기관과 시민·환경단체들 간에 찬반 논란이 한창이다. 특히 그동안 관망 상태에 있던 경기도가 공사 불가 입장을 밝히고 나서 사업 추진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화옹호 간척사업=이 사업은 화성시 남양면~장안면 앞바다를 잇는 9.8㎞ 길이의 방조제를 만든 뒤 2012년까지 6천4백82㏊의 간척지와 1천7백30㏊의 담수호를 만드는 국책사업으로 총사업비는 3천2백억원.

<약도 참조>

사업을 맡고 있는 농림부 산하 농업기반공사(농기공)는 1991년 방조제 건설을 위한 물막이 공사를 시작, 현재 1㎞만 남겨두고 있다. 농기공은 간만(干滿)의 차이가 적은 이달이 끝막이 공사의 적기라고 판단,7일부터 공사를 강행할 방침이다.

◇주민·시민단체 주장=주민들과 오산·화성환경운동연합 등은 물막이 공사장 주변에 환경오염 시설이 많아 화옹호가 머지 않아 썩은 호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생활·축산 오수와 주변 1백13개 업체에서 발생하는 산업폐수가 유입될 경우 호수 오염은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경기도의 반대 입장 표명=경기도는 지난달 21일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농기공의 화옹호 물막이 공사 중단을 요청했다. 환경기초시설을 완비하지 않고 물을 가두면 '제2의 시화호'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경기도는 6일 농기공을 상대로 공사중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등 법적 대응에도 나섰다.

◇농기공 입장=농기공은 공사를 중단할 경우 방조제가 급물살에 유실돼 1백77억원 가량의 예산낭비가 우려된다며 마무리 공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농기공은 물막이 공사를 마무리해도 2008년까지 배수갑문을 설치, 58% 가량의 해수를 유통시킬 계획이어서 시화호와 같이 수질이 오염된다는 주장은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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