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씨"도승희씨 모른다"에 都씨"감옥서 만났다… 거짓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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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도승희(都勝喜)씨는 지난 3일 본지 기자에게 자신과 이수동씨·김영재(金暎宰)전 금감원 부원장보와의 관계, 그리고 '이용호 게이트'와 관련한 감춰진 얘기들을 소상히 밝혔다.

그는 지난달 19일 특검팀에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돼 씨가 이용호씨와 만나 청탁 사례비로 5천만원을 받았음을 처음 진술한 장본인이다.

그는 이수동씨의 연루 사실을 폭로한 배경에 대해 "특검팀의 유도신문에 말려들었고, 정황상 나 혼자 덮어쓸 일이 아니라는 판단도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都씨는 기자에게 밝힌 내용 중 대부분을 특검팀 조사 때 진술했다고 말했다. 그가 밝힌 내용 중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부분은 크게 세가지다.

이수동씨와 안정남(安正男)전 국세청장의 관계, 그리고 이수동씨가 지난해 대검의 이용호 게이트 수사상황을 검찰간부로부터 제공받았다는 것이 그중 두가지다. 문제의 검찰 간부가 소환되면 검찰 내부엔 또다시 잡음이 일 전망이다.

셋째는 김영재씨와 자신의 관계다.

金씨는 이용호씨의 금감원 로비와 관련한 특검팀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줄곧 "도승희씨를 모른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都씨는 이를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일축하며 자신과 잘 아는 사이임을 강조했다.

1999년 10월 이수동씨가 당시 아태재단 사무부총장인 黃모씨를 통해 이용호씨와 金씨를 연결해 준 이후 金씨와 여러차례 전화통화를 하면서 알게됐다는 것.

그는 "이후 金씨와 함께 수감 중이던 2000년 11월~2001년 4월 서울구치소 접견실에서 첫 대면을 한 이래 수차례 만나 서로 건강 걱정을 해준 사이"라고 밝혔다.

金씨는 당시 진승현 게이트 연루 혐의로 수감됐다가 나중에 무죄 판결로 풀려났으며, 都씨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수감 중이었다.

당시 金씨가 "인터피온은 이제 어렵게 됐다. 다른 직장을 알아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는 것이 都씨 주장이다.

그는 "수감 중이던 김기섭 전 안기부 차장을 접견실에서 함께 만나 金씨에게 소개해 준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金씨는 4일에도 "구치소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 일일이 기억하지 못한다"고 여전히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때문에 金씨와 都씨의 주장 중 어느 것이 진실인지를 규명하는 일도 사건의 전모를 파악할 핵심 변수 중 하나로 떠올랐다. 김영재씨는 특검팀의 소환을 앞두고 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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