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한 달 전에 준비하는 바캉스 기사를 내보낸다. 1년에 한 번뿐인 가족 행사를 성공리에 마무리하려면 다른 가족보다 부지런을 떨 수밖에 없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올해도 한 달 전에 준비하는 바캉스 기사를 내보낸다. 여름 휴가가 임박한 시점에 내보내는 바캉스 기사는 냉정히 말해 시효가 지난 기사다. 이름난 숙소는 진즉에 예약이 끝났고, 유명 해외 관광지는 비행기표 구하기도 어렵다. 선진국에선 1년 전부터 이듬해 여름휴가 계획을 짜고 숙소와 교통편을 예약한다. 실행이 이를수록 돈도 적게 들고 선택의 폭도 넓다.
어차피 1년에 한 번 치르는 가족 행사다. 서두르지 않으면 악다구니 상인의 바가지 요금과 주차장이 돼버리는 고속도로 때문에 땀 흘려 얻은 황금 같은 휴식을 망칠 수 있다. week&이 이른 6월마다 바캉스 기사를 내보내는 이유다.
참, 걱정이 돼서 잔소리 몇 마디 얹는다. 걷기 열풍이 올 여름 휴가 판도마저 흔들고 있다. 여름 휴가를 이용해 제주 올레나 지리산 숲길에 도전하겠다는 가족이 제법 보인다. 제주도에선 지난해 여름부터 가족 올레꾼이 심심치 않게 목격됐다.
온 가족이 나란히 걷는 보람이야 이루 말할 수 없겠다. 하나 조심 또 조심을 당부한다. 코스 완주가 목표가 돼선 절대 안 된다. 제주 올레나 지리산 숲길 같은 걷기 명소는 코스 하나가 20㎞를 육박하는 게 숱하다. 성인 기준으로 꼬박 네 시간은 걸어야 하는 거리다.
지도만 믿고 나섰다간 낭패를 보기 일쑤다. 매일 걷는 거리와 시간, 그에 따른 숙소와 식사 장소를 미리 확보해야 한다. 비상약은 물론이고 비상식량도 있어야 하며, 배낭 꾸리는 요령도 배워야 한다. 대중교통편뿐 아니라 택시 전화번호, 비상연락망도 적어두어야 한다. 한 번 길을 나서면 돌아오는 게 더 힘들다. 걷기 여행이야말로 그 어떤 여행보다 준비가 치밀해야 한다.
글= 손민호 기자
사진= 권혁재 사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