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람] 오랜만에 모습 드러낸 주룽지 전 중국 총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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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지난해 3월 총리직을 원자바오(溫家寶)에게 물려준 이래 은거하던 주룽지(朱鎔基.76.사진) 전 중국 총리가 8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주 전 총리는 중국을 방문 중인 슈뢰더 독일 총리가 주재한 중국내 유럽 상공인 모임에 참석해 슈뢰더 총리가 수여하는 최고 특별상을 받았다. 독일 측은 "그는 재임 기간에 중국의 개혁과 개방에 크게 공헌했다"고 수상 이유를 설명했다. 주 전 총리는 상패와 함께 받은 10만달러의 상금을 모교인 칭화(淸華)대에 기부했다.

그는 "과거 나는 중국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의 한 명이었지만 지금은 가장 한가한 사람 중의 한 명"이라고 말해 은퇴한 원로로서의 의연함을 과시했다. 그는 "연로한 여느 중국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영웅호걸들의 기담과 궁중 암투, 서정성이 강한 문학 스토리를 주제로 하는 전통 악극인 경극(京劇)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얼후(二胡.두 줄의 현으로 이뤄진 중국의 전통 악기)를 배우고 있다"면서 "유명한 선생님을 모셔서 특별 레슨을 받은 덕분에 수준이 꽤 높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정계 은퇴 당시 "고향으로 돌아가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겠다"는 내용의 귀거래사를 읊어 화제가 됐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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