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사람] CFO(최고재무관리자), CTO(최고기술경영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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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 CEO 못지않게 부각되는 자리가 최고재무관리자(CFO)와 최고기술경영자(CTO)다.CFO는 기업 지배구조가 강화되면서, CTO는 우수한 기술개발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면서 회사의 중추 경영인으로 떠 올랐다.

특히 소액 주주들의 투명경영에 대한 감시기능이 커짐에 따라 CFO를 지켜보는 주주들의 눈이 갈수록 날카로와지고 있다. 3년 전 미국 사회를 벌컥 뒤집어 놨던 월드컴 회계부정사건. 미국 검찰은 미국의 통신제국 월드컴의 회장이자 CEO인 버나드 에버스의 회계부정을 2년 가까이 파헤쳤다. 그러나 결정적인 단서를 잡지 못해 발만 동동 굴렀다. 이 때 수사진은 CFO인 스코트 설리반을 겨눴다.검찰은 설리반의 자백을 받아냄으로써 이 사건을 세상에 알렸다. 오늘날 CFO는 중요한 의사결정권자로서 점차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CTO도 마찬가지다. 과거엔 기술연구소의 소장 역할에만 안주했으나 이제는 기업의 사활이 걸린 사업목표와 연계된 기술전략을 짜야하는 위치가 됐다. P&G의 경우 CTO가 경영목표에 맞춘 차별화된 신제품을 개발해 회사의 경쟁력을 다졌다. GE메디칼시스템스의 전 CTO 워터 롭은 "고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CTO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하면서 자기공명영상(MRI) 장치 등 혁신적인 신제품을 개발했다.

국내 기업들도 CFO와 CTO의 비중을 점점 늘리고 있는 추세다. 삼성전자 올해 초 전사(全社) CTO자리를 신설해 반도체 전문가인 임형규 사장을 임명했다. 삼성그룹 재무통인 최도석 경영지원 총괄 사장이 CFO로서 회사 살림을 꾸려나가고 있다. LG는 미국 대학의 위탁 프로그램을 통해 CFO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LG의 대표적인 CTO로는 디지털TV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백우현 LG전자 사장 등이 꼽힌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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