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어뢰 전문가 3명 입국 …‘천안함 분석’ 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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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 확인을 위해 31일 방한한 러시아 전문가 그룹이 국방부 장관과의 면담을 위해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김성룡 기자]

천안함 조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한 러시아 전문가 그룹이 31일 입국해 약 일주일간의 활동에 들어갔다. 군 관계자는 이날 “잠수함·어뢰 전문가 3명으로 구성된 러시아 전문가 그룹이 낮 12시쯤 입국해 국방부 청사에서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브리핑을 청취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르면 1일 천안함이 보존된 평택 2함대사령부와 천안함이 침몰한 백령도 해상을 방문한다. 정부 당국자는 “이들은 천안함 선체와 파편 등을 직접 살펴보는 한편 1~4일께 과학수사·폭발유형분석 등 분과위별로 우리 측 합조단 전문가들과 접촉해 조사 결과를 설명받고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 전문가들은 7일께 귀국해 보고서를 작성할 계획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천안함 조사가 완료됐다는 입장 아래 러시아 대표단을 ‘조사단’이 아닌 ‘전문가 그룹’으로 규정했다. 이에 앞서 알렉세이 브로다브킨 러시아 외교부 차관은 이날 오전 “천안함 사건에 관한 한국 정부의 조사 결과를 검토하기 위한 전문가팀이 떠날 예정”이라며 “(조사) 결과를 러시아 정부 차원에서 자세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돌아서나=러시아의 이번 조치는 “조사 결과를 직접 판단해 달라”는 우리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31일 현재까지 북한 소행 여부에 대해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의 한 관계자는 “러시아가 전문가그룹을 보내겠다고 결정한 사실 자체가 우리 조사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긍정적)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과 통화한 뒤 성명을 내고, 전문가 조사단까지 보낸 일련의 과정을 보면 러시아도 우리 조사의 객관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다만 자신들이 조사단에 참여하지 않았던 만큼 자체적인 확인 과정을 거치기 위해 조사단을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가 조사단을 보냈다는 사실은 중국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메시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러시아 대표단이 작성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러시아 정부가 최종 입장을 정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강찬호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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