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즈 유전자 발견 의미] 골다공증 치료 획기적 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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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골다공증이나 류머티스성 관절염 등 뼈 관련 질환은 노령화 사회의 골칫거리 중 하나다.

뚜렷한 치료제가 없을 뿐더러 환자 수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뼈질환 치료에 매년 26조원 정도 들어간다는 통계가 있다.

조선대 김홍희.이장희 교수팀이 발견한 티즈 유전자는 이런 뼈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티즈 유전자만 잘 조절하면 뼈를 갉아먹는 파골세포의 활동을 인위적으로 억제하거나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뼈를 만드는 세포가 많아지면 파골세포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그렇지 않으면 왕성하게 하는 식이다.

파골세포는 골수에서 혈액세포를 만드는 조혈모세포에서 나온 것으로 뼈를 먹어치운다.

성장기에는 파골세포가 먹어치우는 뼈의 양보다 만들어지는 것이 더 많아 키가 크지만 늙으면 반대가 된다. 골다공증에 걸리는 이유다. 티즈 유전자는 그 파골세포 안에서 발견된 것으로 세계에서 처음이다. 지금까지의 골다공증 억제 유전자는 파골세포 외부에서 기능을 조절하는 것들이었다.

金교수는 "티즈 유전자가 파골세포의 활동을 직접 촉진.억제하기 때문에 골다공증 외에도 다양한 뼈질환에 응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방암이나 전립선암 등 뼈로 잘 옮는 암이 파골세포의 활동을 자극하는 것을 막거나, 치아의 프라그에 있는 각종 세균이 분비하는 물질이 파골세포를 자극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 기존 약물 치료를 유전자 치료로 대체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티즈 유전자가 이런 질환의 치료제로 개발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성균관대 의대 한인권 교수는 "티즈 유전자를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독성 없는 신물질을 개발해야 치료제로서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환부까지 유전자가 파괴되지 않도록 싸서 전달하는 기술 개발 역시 중요하다.

연구팀은 티즈 유전자에 대한 국내외 특허를 출원해 놓고 있다. 이 연구는 한국과학재단에서 1억5천만원을 지원받아 이뤄졌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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