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청주 이전설… 충북-대전권 신경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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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조흥은행 본점의 지방 이전 계획을 놓고 최근 '청주 이전설'이 흘러나와 청주와 대전지역 경제계와 지자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자칫 지역간 대립마저 우려된다.

최근 금융감독위원회 등에 따르면 조흥은행은 청주로 본점을 이전하되 비영업부서 위주로 본점 인력의 20% 정도가 내려오고 충북본부 건물을 사옥으로 사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조흥은행 고위 관계자는 "충북은행 합병 당시 작성한 양해각서 내용대로 중부권 이전은 어떻게든 이뤄지겠지만 아직 이전지가 정해진 바 없고 오는 3월 말 주총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청주확정설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이전에 필요한 사항을 준비 중"이라면서 "사실상 정부가 결정하겠지만 대전이 벌써부터 왜 그토록 반발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해 이미 이전계획의 윤곽을 짜놓고 있음을 내비쳤다.

충북지역에서는 이를 크게 반기면서도 본점 유치를 희망해온 대전권의 반발 등 역풍에 부딪침으로써 정치논리에 의해 뒤집힐 가능성을 경계했다.

도의회는 8일 청주 이전 촉구 건의문을 조흥은행장에게 보냈다.

도 관계자는 "조흥은행 본점의 청주 이전은 충북은행의 연고지라는 명분이나 금융기반 취약지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경제논리로 볼 때 당연하다"며 "본점기능의 일부라도 청주로 이전한다는 점은 내부적으로 충분히 협의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전의 상의와 시민.사회단체는 '정치적 결정'또는 '약속 위반'이라고 반발하면서 청주 이전 반대 건의문 제출 등 저지에 나설 태세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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