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습관 바꾸니 성적이 숙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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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이 급속도로 향상한 학생의 사례를 살펴보면 대개 어떤 ‘전환점’이 있게 마련이다. 김태균(안양 귀인중 3사진)군은 중학교 2학년이던 지난해 기말고사 직후 이 전환점을 맞았다. “평소와 똑같이 공부했는데 성적이 더 떨어졌어요. 이래선 안되겠다 생각했죠” 약 5개월간 김군은 기존의 공부습관을 완전히 바꿨다. 그리고 그 결과 전교 100위권에서 전교 3위권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BEFORE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없었어요
지난해 김군이 다니던 학원은 3개였다. “월수금은 집에서 수학과외를 받았고 화목토는 영어학원을 다녔어요. 토요일과 일요일엔 국어학원을 다녔죠.” 학교를 마친 뒤 바로 학원을 갔다가 집에 돌아오면 밤 11시를 넘기기 일쑤였다. 학원이 많다보니 숙제도 많았다.

시험기간엔 잠도 줄여가면서 다음날 치를 시험과목공부에 열중했다. 하루에 5시간만 잘 때도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교과서를 천천히 읽을 시간이 없어 주로 핵심내용이 요약된 자습서나 문제집 위주로 공부했다. 이렇게 매일을 치열하게 공부했지만 성적은 늘 제자리 걸음이었다.

과목 중엔 국어가 가장 고민이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90점을 넘기가 어려웠다. 매일 문제집을 풀어도 80점대를 맴도는 성적에 주말을 할애해 국어학원도 다녔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주요 과목 중에서 가장 점수가 낮았고, 시간을 많이 투자했는데도 성적이 제자리걸음이라 속상했어요. 공부방법이 잘못된 것 같은데 어떻게 고쳐야 할 지 몰랐죠.”

AFTER 방학기간 매일 국어 교과서 읽어
중간고사보다 더 떨어진 기말고사 성적표를 받아든 날, 김군은 마음의 결심을 했다. 중 3이 되기 전 겨울방학에 제대로 된 공부를 해보겠다고 마음먹었다. 김군은 가장 먼저 엄마와 상의해 그동안 다니던 학원을 영어만 제외하고 모두 정리했다. 고 1 선행학습 진도를 나가고 있었던 수학 과외도 그만뒀다. 대신 내년에 배울 중 3 교과목을 제대로 예습하고, 부족했던 기초를 보완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김군이 가장 공을 들인 과목은 국어다. “방학 기간 동안 하루도 빼지 않고 국어 교과서를 읽었어요. 매일 지문을 하나씩 읽고 글의 주제를 살펴보고 의미를 요약하는 연습을 했죠.” 학원을 그만두자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기에 가능했다. 문제집과 자습서의 요약본만 활용해 공부했던 이전보다 실력이 쌓이는 것을 느꼈다. 개학을 한 뒤엔 선생님의 수업내용을 꼼꼼하게 필기한 뒤 집에 돌아와서 노트에 다시 내용을 정리했다. 그리고 문제집을 풀었다. 놀라운 일이 생겼다. “문제가 뭘 묻는지 쉽게 이해가 됐어요. 핵심만 찍어주던 자습서를 활용해 공부할 때보다 훨씬 문제가 잘 풀렸죠.”

시험기간 동안 공부방식도 바꿨다. 학교에서 돌아온 뒤 4시간 이상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수학은 오답노트를 만들었고 사회, 과학 등의 주요 과목은 평소에 정리노트를 만들어 시험기간에 꼼꼼하게 학습했다. 국어교과서는 지문을 거의 다 외울 정도로 공부했다. 이렇게 공부한 결과, 만년 80점대였던 국어성적을 중 3 첫 중간고사에서 100점으로 향상시킬 수 있었다. 다른 과목도 모두 우수한 점수로 반에서 1등을 차지할 수 있었다.

김군은 “시험기간 동안에 잠을 충분히 자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며 “5시간 잤던 지난해보다 8시간씩 잤던 올해 시험에서 훨씬 맑은 정신으로 집중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사진설명]김태균군은 스스로 학습하는 시간을 확보하면서 성적을 부쩍 향상시켰다.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 사진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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