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재테크-돈 어떻게 굴릴까] 부동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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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지난해 봄부터 부동산시장에 불어온 따뜻한 바람은 올해도 여전할 것 같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하반기 이후 실물경기가 나아지리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올해 안에 서울 잠실.청담.도곡 등 일부 저밀도지구 재건축아파트 이주가 시작되고 월드컵과 지방선거.대통령선거 등 양대 선거가 치러지는 점도 호재다. 시장의 주도 상품은 여전히 아파트를 포함한 주택이다. 국토연구원 등 전문기관이 내다보는 올해 집값 상승률은 4~6%, 전셋값은 6~10%.

그러나 지난해와 같은 집값 급등 현상은 나타나지 않으리란 관측이 많다. 지난해 주택시장의 호황은 소득증가나 경기회복이 뒷받침한 게 아니라 넉넉한 시중 자금사정 때문이었다. 따라서 경기가 회복되며 금리가 오른다면 자금이 주식이나 예금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

부동산에 투자하기에는 여전히 좋은 여건인데 수익률은 지난해만 못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지난해 값이 크게 뛴 탓에 가격의 7%선인 거래비용을 감안하면 추가로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재건축이든, 분양권이든 무조건 달려드는 '묻지마 투자자'가 큰 수익을 냈다.

특히 재건축의 경우 실제 추진보다 시공사 선정 등 기대감만으로 값이 두배 오른 단지가 속출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런 투자 방식이 위험하다. 상품.지역별로 차별화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신규 분양 아파트와 중소형 상품에는 수요가 몰릴 것이다. 거래가 잘 되고 임대 수요층이 두터워 시장 환경이 바뀌더라도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재건축 투자는 옥석을 구별해야 한다. 용적률(대지 면적에 대한 총 건축면적의 비율)하락과 소형 건립 의무화로 수익성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양도세 감면 혜택이 없어진 주택임대사업은 매력이 다소 떨어지겠지만 저금리 상황이 이어진다면 소형.역세권 아파트, 다가구.다세대주택에 대한 투자는 괜찮다.

그동안 바닥을 헤매던 토지시장도 기지개를 켤 것 같다.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 민박형 전원주택지가 각광받을 것이다. 국제자유도시로 건설되는 제주도 등 개발지역의 땅도 관심을 끌 전망이다.

성종수.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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