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현 시장 연승이냐, 민주당 바람이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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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6·2지방선거를 열흘 앞둔 23일 경기 수원 장안구 선관위 관계자들이 부재자에게 발송할 후보 공보물을 정리하고 있다. [수원=뉴시스]

6.2지방선거 23일 오전 10시 전북 김제시 요촌성당.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성당으로 들어 가는 길목에 늘어선 보라색 T셔츠 운동원들이 손 팻말을 흔들면서 “기호 8번”을 외쳤다. 무소속 이건식 후보는 “잘 부탁합니다”며 신도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는 성당 미사 후 300m쯤 떨어진 중앙교회로 자리를 옮겼다.

비슷한 시각, 민주당 이길동 후보는 중앙교회 앞에서 명함을 나눠주면서 유세를 펼쳤다. 이에 앞서 죽산면 교회를 다녀오는 등 이 후보는 이날 하루 10여 개의 교회를 돌았다.

호남평야의 중심지인 김제시에서는 이들 외에 국민참여당 이홍규 후보가 출마 3파전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 바람이 드센 호남에서 무소속 단체장의 2연패 기록 달성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는 곳이다. 무소속인 이건식 후보는 4년 전 선거에서 41%를 얻어 시장에 당선됐다. 민주당은 이건식 시장의 재선을 저지하겠다며, 1년 전 이길동 후보를 일찌감치 후보로 내정했다.

하지만 이길동 후보 부인이 사조직을 운영하면서 운동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17일 구속됐다. 이에 민주당 중앙당은 “깨끗하고 투명한 선거로 승리를 다짐하는 당의 이미지를 먹칠하고 있다”며 이 후보의 사퇴를 권고하고 있다. 이길동 후보 측은 “정치 브로커들이 사전에 치밀하게 기획한 사건에 말려들어 오히려 피해를 보고 있다“며 ”사퇴권고안을 받아 들이지 않고 끝까지 싸운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건식 현 시장은 “지난 4년 동안 김제가 자유무역지역으로 선정 됐고, 600여 만㎡의 초대형 농업회사 육성 등 5000억원 규모의 국책사업을 끌어 오는 성과를 올렸다”고 자랑했다. 앞으로 새만금사업의 김제몫 챙기기와 제 2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통해 산업도시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길동 후보는 “무소속 단체장으로는 대형 국책사업을 풀어 내는데 한계가 있다”며 힘있는 후보론을 강조했다. 이길동 후보는 폐기물소각장 저지와 벽골제의 사계절 관광벨트화, 구도심 활성화 사업 등을 주요 역점사업으로 내세운다.

국민참여당 이홍규 후보는 “시장의 권력을 시민들에게 되돌려 주고, 김제를 희망과 활력이 넘치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힌다.

시민 김창현(43·사업)씨는 “ 과거에는 무조건 당의 색깔만 보고 표를 찍었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났다”며 “후보들의 인물 됨됨이나 정책을 조목조목 따져보고, 청렴하고 능력있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많이 한다”고 말했다.  


김제=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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