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꼴찌 프로축구 수원 차범근 감독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물러나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2면

차범근(57) 프로축구 수원 삼성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스스로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차 감독은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6월 6일까지 팀을 이끈 후 물러나겠다”며 “그냥 끌고 갈까 유혹도 있었지만 그건 무책임하고 정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남아공 월드컵 기간 SBS TV 축구해설 계획에 대해서는 “해설은 감독과 마찬가지로 집중력과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 지금으로서는 중계할 자신이 없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2003년 12월 수원 감독직에 오른 차 감독은 일곱 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그동안 차 감독은 수원에서 정규리그 2회(2004·2008년), 컵대회 2회(2005·2008년), FA컵 1회(2009년) 등 총 여덟 차례 우승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10위에 그친 데 이어 올 시즌 2승1무8패(승점 7)로 최하위까지 처지며 팬들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다.

차 감독은 향후 계획에 대해 “해외에서 세계 축구의 흐름을 보고 공부하겠다”며 “언젠가 몸이 근질근질해지면 다시 사령탑으로 K-리그에 복귀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와 세계클럽월드컵 정상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원 구단은 후임 감독 선임과 관련해 “너무 갑작스럽게 닥친 일이라 어떤 대안도 준비하지 못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원점에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원창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