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고려 마지막 공양왕릉에 대해 도굴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고양시는 지난 10월 24일 공양왕릉 위탁관리인 전모(67)씨로부터 덕양구 원당동 산65 공양왕릉의 두개 봉분 중 왼쪽 봉분(높이 2.5m.직경 5.5m) 뒷면에 가로 1m.세로 1m 크기로 잔디가 훼손됐다는 신고를 받고 고양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 봉분 아래쪽에 가로.세로 30~40㎝ 가량의 잔디 여섯조각이 아래쪽으로 약간 주저앉아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잔디 아래쪽 흙을 파낸 흔적이 없는 점으로 미뤄 지난해 봄 봉분에 씌운 잔디가 집중호우 등으로 흘러내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도굴에 앞서 탐침봉으로 봉분 여러곳을 찔러보며 부장품을 확인한 흔적도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양시도 관리인 전씨가 '올 8월 잔디 사이에 틈이 생겨난 뒤 10월말 잔디 일부가 주저앉았다'고 신고한 점을 중시, 도굴시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이에 반해 고양향토문화보존회 이은만(李殷滿)회장은 현장을 둘러본 뒤 "잔디가 인위적으로 떼어진 것 같다"며 도굴시도 가능성을 제기했다.
1970년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 공양왕릉은 99년 대대적으로 정비 복원됐다.
고양=전익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