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대 금괴 밀수한 '20평 경찰 집' 가보니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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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새벽 인천공항경찰대 외사과 직원 강모(55.경사)씨가 사는 공항신도시의 한 아파트를 전격 압수 수색한 검찰 수사관들은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다. 20평 남짓한 서민 아파트 곳곳에서 고급 양주와 돈다발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날 강씨는 홍콩에서 1kg짜리 금괴 20개(시가 3억6000만원)를 몰래 들여온 혐의(관세법 위반)로 인천지검에 구속됐다.

검찰이 강씨 집에서 찾아낸 양주는 무려 150여병. '발렌타인' 30년산 30여병과 '조니워커 블루' 50여병 등 고급 술 천지였다. 이 중 발렌타인 30년산은 시중에서 병당 90만원을 호가한다. 조니워커 블루도 한 병에 20만원이 넘는다. 한 수사관은 "강씨 집에서 나온 양주를 주류매장에서 살 경우 족히 5000만원은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강씨 집 안방 장롱 안 양복 주머니와 침대 밑에서는 현금과 수표 등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1만원권을 100장씩 묶은 현금 다발 10개와 100만원짜리 수표 일곱 장, 50만원짜리 수표 여섯 장 등 모두 2000만원에 달했다.

검찰 관계자는 "현직 경찰관의 집에서 이렇게 많은 고급 양주와 현금 다발이 나올 줄은 몰랐다"며 "그저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인천=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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