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愼탄핵 갈등] 자민련 이틀째 강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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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자민련이 연 이틀 한나라당에 강수를 날렸다. 김종필(JP)총재가 5일 "신승남 총장 탄핵 반대"를 전격 표명한 데 이어 6일엔 의원총회에서 "표결에 참여해 탄핵안에 반대표를 던진다"는 모험적 방법까지 확정한 것이다.

8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안에 대한 표결이 벌어질 때 자민련 의원 15명 중 한명만 이탈해 찬성표를 던지면 탄핵안은 가결되고, JP의 리더십은 치명상을 입는다. 그런데도 정진석(鄭鎭碩).원철희(元喆喜)의원은 "불참해 의사정족수 미달로 자동 폐기되는 것보다는 참석해서 전원 반대표를 던져 부결시키자"고 제안했고 만장일치로 받아들여졌다. 金총재도 망설임 없이 수용했다고 한다.

김학원 원내총무는 "틈만 나면 자민련을 흔들려고 하는 한나라당에 대해 우리 당이 얼마나 똘똘 뭉쳤는지 선명하게 보여주는 경고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또 민주당과 한나라당에 자민련의 존재가치를 분명히 각인시키는 기회로 삼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이회창 총재에 대한 태도도 분명해졌다.

JP는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과의 공조 결렬 여부에 대한 질문에 "누구를 따라다니는 게 공조냐"며 "아침에 뭘 정해놓고 점심 때 바꾸는 그런 사람이 어떻게 집권하겠다고 과욕을 부릴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심지어 민주당과의 공조 가능성까지 묻자 JP는 "국가적으로 선택해 갈 길이라고 생각하면 어느 당과도 협력할 것"이라고 문을 열어놓기도 했다.

전영기 기자

사진=장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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